[화담일보 = 정태겸기자] 말기 환자의 집을 찾아 증상을 살피고 가족의 이별을 돕는 간호사 마리암 주마트(40)가 100명 넘는 환자의 마지막 시간을 함께하며 얻은 경험을 전했다. 말기 치매와 뇌졸중, 심장질환, 암 등으로 회복이 어려운 환자들을 돌봐온 그는 환자와 가족이 죽음을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CNA Women이 소개한 주마트는 홈너싱재단(HNF)의 통합 재택 건강관리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2023년 10월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생애 마지막 시기의 환자가 간호사와 의사, 의료사회복지사의 지원을 받으며 집에서 지낼 수 있도록 돕는다. 예상 생존기간이 6개월에서 1년인 환자가 대상이지만, 이보다 오래 생존하는 경우도 있다. 보도 당시 등록 환자는 약 400명이었다.
주마트는 하루에 네다섯 가정을 방문한다. 방문할 때마다 전반적인 몸 상태를 점검하고 혈압과 산소 수치, 체온, 혈당 등을 살핀다. 대부분은 매달 방문하지만 구토나 호흡곤란, 통증이 있는 환자는 매주 또는 그보다 자주 방문할 수 있다. 흔히 접하는 증상 중 하나는 변비이며, 필요한 경우 좌약이나 완하제를 투여한다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임종 환자 간호를 원했던 것은 아니다. 2022년 이 업무를 제안받았을 때 그는 거절했다. 당시에는 주로 낙상이나 사고를 겪은 환자의 집에서 상처 드레싱과 카테터, 영양 공급관을 교체했다. 환자 대부분이 호전됐고, 회복하지 못하면 간호사로서 일을 잘하지 못한 것 같았다고 했다.
생각이 바뀌기까지는 1년이 걸렸다. 회복이 어려운 일부 환자가 호스피스로 옮겨가면서 가족과 집에서 마지막 날들을 보내지 못하는 모습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그는 병원의 면회 인원 제한이나 어린아이의 방문 어려움을 언급하며, 익숙한 냄새와 자신의 침대,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집에서 임종을 맞는 데 의미를 뒀다. 이는 주마트가 경험을 바탕으로 밝힌 견해다.
2023년 업무를 맡은 뒤 만난 첫 말기 암 환자는 죽음에 대한 시각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첫 방문 당시 집에는 아기부터 노인까지 여러 세대의 가족이 모여 기도하고 있었다. 환자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설명에 가족들은 눈물을 흘렸지만, 주마트가 기억한 것은 그 안의 사랑과 온기였다. 가족은 이후 그 이별을 ‘행복한 죽음’이었다고 표현했다.
모든 가족이 이별을 준비한 것은 아니었다. 주마트는 임종이 몇 시간이나 몇 분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도 증상을 돌보거나 가족을 모으기보다 환자를 살릴 의사를 급히 찾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한 고령 환자가 숨진 직후 방문했을 때는 간호사인 자신이 사망을 확인·증명할 수 없어 아들에게 의사를 부르도록 안내했다. 뒤늦게 도착한 딸이 어머니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울던 장면도 기억했다.
반면 한 고령 여성은 장례 때 입을 노란색과 초록색의 케바야 의상과 구슬 장식 신발, 귀걸이와 반지까지 직접 정해뒀다. 주마트는 그 환자가 마지막 날들을 어떻게 보내고 싶은지 스스로 결정하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그의 돌봄에는 개인적인 상실도 겹쳐 있다. 다섯 남매의 막내인 그는 열 살 때 유방암으로 어머니를 잃었다. 이후 자신과 형제자매를 돌보려고 학업을 그만두고 일했던 큰언니도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주마트는 아픈 언니를 씻기고 약을 챙기며 상처를 돌봤다. 가족을 잃은 기억 때문에 처음에는 이 업무를 피했지만, 이제는 같은 경험이 임종 환자를 돌보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