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정하민기자] 아카데미상을 두 차례 받은 다큐멘터리 감독 바버라 코플이 신작 ‘유니언 타운’으로 노동권을 다룬 3부작을 완성했다. UPS와 아마존의 배송·창고 노동자, 앱 기반 배달원들이 더 나은 삶을 위해 싸우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버라이어티는 베네치아와 토론토에서 상영된 뒤 이흘라바 다큐멘터리 영화제로 향하는 이 영화의 제작 배경을 코플과의 인터뷰로 전했다.
코플은 켄터키의 파업 광부들을 기록한 ‘할런 카운티 U.S.A.’와 1985~1986년 호멜 파업을 다룬 ‘아메리칸 드림’으로 각각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두 번째 수상은 아서 콘과 함께했다. 그는 두 작품을 만들며 광부와 육가공 노동자, 그 가족들과 여러 해를 보냈고, 그 경험이 감독이자 한 사람으로서 자신을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다시 노동 현장으로 눈을 돌린 이유도 이 경험과 맞닿아 있다. 평범한 사람들이 거대한 조직에 맞서기 위해 어떤 용기를 내야 하는지, 노동을 둘러싼 싸움이 지역사회 전체에 얼마나 깊은 영향을 미치는지를 배웠다는 것이다. 코플은 삶의 존엄과 공정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늘 이끌려 왔다고 말했다.
신작의 출발점 가운데 하나는 팬데믹 이후 배송 노동자들이 느낀 소외였다. 코플은 이들이 다른 사람들을 위해 생명의 위험을 감수했지만, 정작 사람들은 물건을 배달하거나 창고에서 일하는 이들의 존재를 충분히 생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동자들을 언제든 대체할 수 있는 존재로 취급하지 않도록, 그들이 누구인지 관객이 보고 느끼게 하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영화가 지향한 것은 노동 현안과 함께 그 안에 있는 사람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코플은 인물들과 시간을 보내고 그들의 삶을 가까이 들여다보는 다큐멘터리의 방식이 공감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봤다. 용기와 열정을 지닌 노동자들을 자신의 영웅이라고 표현하면서도, 대중이 이들의 실제 모습을 알아갈 기회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고립감이 연대로 바뀌는 과정은 영화 속 한 장면으로도 드러난다. 오랫동안 팀스터스 노조 조직 활동을 해온 토니 로사리오는 자녀들에게 장작 한 개는 부러뜨릴 수 있지만 여러 개를 묶은 다발은 쉽게 부러뜨릴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코플은 이를 함께 힘을 모으는 일의 중요성과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가르치는 장면으로 설명했다.
작품은 어려움뿐 아니라 노동자들이 거둔 성과도 담는다. 배달 플랫폼 도어대시는 고객의 팁을 뉴욕 노동자들의 임금 지급에 활용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2025년 1,70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코플은 이런 사례를 기록한 영화를 희망적인 작품으로 평가하며, 훗날 사람들이 당시의 일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치아 상영에는 아마존 노동자들도 함께했다. 코플은 관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이들을 응원했으며, 노동자들이 자신의 삶이 화면에 펼쳐지는 것을 보고 기뻐하는 모습이 제작진에게도 감동을 줬다고 전했다. 그는 정보가 빠르게 흐르는 소셜미디어와 뉴스 환경에서 다큐멘터리가 자주 외면받는 목소리에 귀 기울일 시간을 준다고 강조했다. ‘유니언 타운’은 캐빈 크리크 필름스가 제작했으며, 오트룩 필름세일즈가 해외 판매를 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