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윤주하기자] SBS 금토드라마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에서 김지원이 연기하는 계수정이 과거의 기억과 죄책감으로 수술을 거부하던 환자를 설득했다. 스포츠경향에 따르면 10월 30일 방송된 7회에서는 계수정이 오상범(하성광)의 수술을 집도해 머릿속에 46년 동안 남아 있던 형의 뼛조각을 제거하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극 중 오상범은 광주민주항쟁 당시의 기억으로 고통받는 인물이다. 머릿속 총알을 제거하는 것으로 알려진 수술을 앞두고 트라우마와 죄책감에 휩싸여 퇴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병원에서는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방안까지 논의됐다. 계수정은 수술에 앞서 환자가 오랫동안 짊어져 온 기억과 마주할 수 있도록 병원 식구들과 연극을 준비했다.
학창 시절 연극을 전공했다는 계수정의 설정이 이 과정에 활용됐다. 김성진(허준석), 부원장 부승권(손현주), 장희숙(이정은), 박태경(김우석) 등이 참여해 46년 전 광일빌딩의 헬기 사격 당시 상황을 재연했다. 의료진이 어린 오상범 역을 맡은 인물을 몸으로 감싸는 장면은 그를 지킨 사람이 형 한 명만은 아니었다는 이야기로 이어졌다.
계수정은 오상범이 병원에서 줄곧 무겁다고 말했던 것에 주목했다. 헬기와 기관총 사격 속에서 어린아이가 살아남은 상황을 되짚으며, 당시 그의 몸 위에 실렸던 무게가 형의 몸만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연극은 오상범의 생존에 여러 사람의 희생이 함께 있었다는 점을 전하며 그가 간직해 온 기억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이를 지켜본 오상범은 수첩에 마음을 적는 대신 직접 목소리를 냈다. 그는 “참말로, 참말로 무거웠어라”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계수정은 오상범에게 형과 함께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하며 수술을 받아들이도록 다독였다. 환자의 신체에 남은 이물질을 제거하는 과정에 앞서, 치료를 거부하게 만든 마음의 상처를 다루는 장면이 배치됐다.
수술 결과는 처음 예상과 달랐다. 계수정이 오상범의 머릿속에서 꺼낸 것은 총알이 아니라 형의 뼛조각이었다. 오상범은 46년 동안 형의 흔적을 몸 안에 지닌 채 살아온 셈이다. 수술을 마친 뒤 그를 괴롭히던 환상은 사라졌다. 그는 계수정에게 건네받은 뼛조각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형에게 이제 집에 가자고 말하며 오랜 기억과 마주했다.
같은 회차에서는 병원을 둘러싼 또 다른 사건도 전개됐다. 수술 후 열린 기자회견 도중 VIP룸에 입원해 있던 극 중 전 대통령 지두석에게 심정지가 발생했고, 이후 사망으로 이어졌다. 이어 광일빌딩에서 수백 발의 총알 자국이 발견되는 내용이 등장했다. 이는 극 안에서 헬기 사격의 흔적을 드러내며 당시 계엄의 진상을 둘러싼 이야기로 연결됐다.
7회는 오상범의 수술과 귀가를 향한 과정에 이어 지두석의 사망을 다뤘다. 여기에 의대 정원 확대를 둘러싼 갈등도 후속 이야기로 예고되면서, 환자 개인의 치료를 넘어 병원과 사회적 쟁점이 맞물리는 전개를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