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김서린기자]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앤젤리나 졸리를 주연으로 구상했던 영화 ‘클레오파트라’가 무산된 배경으로 2014년 소니 해킹 사건의 여파를 언급했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스코세이지는 트라이베카 오리지널 시리즈 ‘크래프티’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당시 추진했던 프로젝트와 실현되지 못한 출연 구상을 돌아봤다.
스코세이지는 한때 ‘클레오파트라’를 만들려고 했다며, 졸리가 클레오파트라 7세를 연기할 예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하려고 했다”며 영화 제작을 추진했던 사실을 강조했고, 작품이 “정말 파격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완성된 영화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당시 자신이 구상하던 작품의 성격을 회고한 발언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실제 영화로 결실을 맺지 못했다.
그가 무산 경위와 연결해 언급한 사건은 2014년 11월 발생한 소니 이메일 해킹이다. 당시 해킹을 벌인 집단은 세스 로건의 코미디 영화 ‘디 인터뷰’가 소니를 통해 개봉하지 않기를 원했다. 이 영화는 북한 지도자 김정은을 겨냥한 가상의 암살 시도를 소재로 삼았다. 스코세이지는 이 작품을 둘러싼 소동과 해킹 이후의 파장이 자신이 추진하던 영화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스코세이지는 방송에서 김정은을 조롱한 뒤 그가 화를 냈다는 식으로 당시 상황을 묘사하고, 세스 로건의 이름을 거론하며 그 여파가 ‘클레오파트라’를 망쳤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표현은 프로젝트 중단을 되짚은 감독의 설명으로, 로건이 직접 영화 제작을 취소시켰다는 의미와는 구별된다. 로건에게 취소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전해졌다.
해킹으로 외부에 드러난 이메일은 수천 건에 달했다. 그중에는 제작자 스콧 루딘이 소니의 에이미 파스칼에게 보낸 이메일도 포함돼 있었다. 루딘이 졸리의 재능과 태도를 깎아내리는 표현을 쓴 내용이 유출됐다는 것이다. 스코세이지의 회고에는 이처럼 영화사를 둘러싼 해킹 사건과 내부 서신 공개가 남긴 업계의 후폭풍이 배경으로 놓여 있다.
‘클레오파트라’의 각본은 에릭 로스가 집필할 예정이었다. 로스는 이후 스코세이지의 2023년 영화 ‘플라워 킬링 문’의 각본을 쓴 작가이기도 하다. 졸리를 주연으로 내세우고 로스가 각본을 맡는 구상이 있었지만, ‘클레오파트라’는 완성작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번 발언은 새 제작 계획의 발표가 아니라 성사되지 않은 작품에 대한 감독의 회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