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임유찬기자] 키아누 리브스가 일본 스톱모션 장편영화 ‘히다리’의 파일럿 영상을 본 뒤 주연 목소리 연기에 합류한 과정이 공개됐다. 제작진은 배우의 참여와 해외 영화제에서 얻은 관심을 바탕으로 작품을 소개하면서도, 제작비 확보를 위한 지원금과 해외 배급사 협력을 계속 모색하고 있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작품의 기획·각본·연출을 맡은 가와무라 마사시 감독은 도쿄국제영화제에서 공동감독 오가와 이쿠와 함께 인재 육성 프로그램 ‘필름 프런티어’의 활동을 보고하며 캐스팅 경위와 자금 조달 상황을 설명했다. 리브스의 주연 목소리 캐스팅은 지난 5월 칸에서 발표됐지만, 그가 파일럿을 본 것은 영화제 이전이었다.
가와무라 감독은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인형 제작 당시에는 미후네 도시로와 키아누 리브스를 합쳐 둘로 나눈 뒤 나이를 더한 모습을 주문했다. 이후 주연 목소리를 맡길 배우로 리브스를 가장 먼저 염두에 뒀고, 제작자들이 배우에게 연락할 방법을 찾아 파일럿 관람을 주선했다.
관람을 주선한 지 약 일주일 뒤 리브스 측에서 화상회의를 하자는 답이 왔다. 가와무라 감독은 실제 회의 화면 반대편에 리브스가 나타났던 순간을 소개하며 캐스팅이 진행된 과정을 전했다.
‘히다리’는 목각 인형과 스톱모션 기법을 결합한 시대극이다. 제작진은 약 3년 전 자체 자금과 크라우드펀딩으로 제작 방식을 보여주는 시범 단편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렸다. 가와무라 감독이 밝힌 누적 조회 수는 약 530만회, 팔로어는 약 12만명이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해외에 있다. 그는 목각과 스톱모션, 시대극을 결합한 구상을 서면 제안서만으로 설명했다면 이해시키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필름 프런티어의 지원을 받아 칸 필름마켓의 안시 애니메이션 쇼케이스에서 작품을 소개했다. 이때 손으로 깎아 만든 인형도 가져갔다. 가와무라 감독은 인형이 제작자들보다 더 많은 사람을 모았으며, 칸에서 배급사와 에이전트뿐 아니라 실사영화와 액션영화 팬들에게도 작품을 알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톱모션 시장을 좁게 보는 시각이 있지만 제작진은 이 작품을 액션영화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영화 ‘RRR’의 S. S. 라자몰리 감독과의 만남도 소개됐다. 가와무라 감독은 안시에서 라자몰리 감독에게 ‘히다리’를 보여준 뒤 제작 방법을 주제로 약 30분간 서서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라자몰리 감독이 어떻게 만들었는지 물었다는 것이다. 가와무라 감독은 평소 만나기 어려운 감독과 연결되는 경험을 영화제가 제공하는 기회로 꼽았다.
다만 제작비 조달은 진행 중이다. 가와무라 감독은 예산 규모가 크며, 제작진이 프로젝트를 알리는 한편 지원금과 해외 배급사와의 협력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드워프 스튜디오의 마쓰모토 노리코 프로듀서는 10월 부산에서 전체 권리를 넘기는 대가로 제작비 전액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한 미국 회사와의 협상이 정체됐다고 설명했다.
필름 프런티어는 일본 문화청이 지원하고 유니재팬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제작진의 마켓·업계 행사 참가를 위한 이동 비용을 지원했다. 올해 3년째를 맞았으며, 기획 개발부터 해외 진출까지 약 3년간 창작자를 지원하는 문화청 창작자 지원 기금의 일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