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약품 허가에 필요한 비용 구조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첨단바이오의약품과 신규생물의약품, 자료제출의약품의 허가·심사 수수료를 조정하는 제도 개편에 착수했다. 일부 품목은 현재보다 여섯 배 이상 높은 수수료가 책정될 예정이어서 제약·바이오업계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는 2026년 11월 6일 의약품 허가심사 비용을 재산정하는 내용의 두 가지 개정안을 공개했다. 대상 법령은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규칙」과 「의약품 등의 허가 등에 관한 수수료 규정」이다. 이번 조치는 확정된 수수료 인상이 아니라 입법예고와 행정예고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자료제출의약품 허가 수수료의 대폭적인 상향이다. 현재 260만 9,000원인 수수료를 1,604만 1,000원으로 변경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인상액은 1,343만 2,000원이며, 기존 금액과 비교하면 약 6.15배에 해당한다. 자료제출의약품은 신약으로 분류되지 않지만 별도의 안전성·유효성 평가가 요구되는 의약품이다.
첨단바이오의약품과 신규생물의약품 역시 허가 비용이 두 배 이상 높아진다. 신약을 제외한 첨단바이오의약품의 품목허가 관련 심사 수수료 합계는 803만 1,000원에서 2,071만 원으로 조정된다. 신규생물의약품 허가 수수료도 동일한 수준으로 재산정된다. 두 분야 모두 기존 대비 약 2.58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첨단바이오의약품은 세포치료제와 유전자치료제, 조직공학제제 등을 포함한다. 세포와 유전물질을 비롯한 첨단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품질 평가와 안전관리 과정에서 전문적인 검토가 요구된다. 식약처는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관련 심사 비용을 새롭게 산정했다.
이번 개편의 배경에는 의약품 심사자료의 복잡성과 전문성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 의약품 개발 과정에서 제출되는 임상시험 결과와 통계분석, 품질 관련 자료에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면서 검토해야 할 사항도 복잡해지고 있다. 식약처는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심사인력 투입이 증가하는 현실을 수수료 체계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정안은 제2차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 이후 추진된 후속 과제이기도 하다. 식약처는 수수료 체계에 관한 연구용역을 수행하고 업계 설명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개정안을 마련했다. 기존의 수수료 산정방식을 실제 심사업무에 필요한 자원과 연계하려는 취지다.
허가 이후 진행되는 변경심사와 허가 신청 전 사전검토에도 새로운 비용 기준이 적용될 예정이다. 신규생물의약품과 자료제출의약품의 변경허가 수수료는 260만 9,000원에서 776만 원으로 조정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는 기존 금액의 약 2.97배다.
사전검토 항목에서도 조정 폭이 크다. 신규생물의약품의 안전성·유효성 사전검토 수수료는 301만 2,000원에서 942만 6,000원으로, 기준 및 시험방법 검토 비용은 120만 4,000원에서 570만 3,000원으로 변경될 예정이다.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관련 검토 비용은 32만 5,000원에서 372만 8,000원으로 재산정된다.
자료제출의약품의 경우 안전성·유효성 사전검토 비용이 100만 4,000원에서 713만 4,000원으로 조정된다. 기준 및 시험방법은 60만 2,000원에서 367만 6,000원으로, 안정성 자료 검토는 25만 1,000원에서 118만 3,000원으로 높아지는 내용이 포함됐다.
신약과 바이오시밀러에 이어 다른 의약품 분야로 수수료 개편 범위가 확대되는 흐름도 주목할 부분이다. 식약처는 앞서 신약의 품목허가 수수료를 4억 1,000만 원으로 재산정해 2025년 1월부터 시행했다. 동등생물의약품인 바이오시밀러의 허가 수수료 역시 3억 1,000만 원으로 조정해 2026년 1월부터 적용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해당 품목의 허가 신청 기업은 변경된 수수료를 고려해야 한다. 다만 실제 기업별 부담은 신청하는 의약품의 유형과 심사 항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제약기업의 허가 비용이 동일한 비율로 증가한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식약처가 제시한 정책 목표는 심사인력 확충을 위한 기반 마련과 허가서비스의 품질 확보에 있다. 전문적인 검토가 필요한 의약품의 심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수수료 체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개정안만으로 심사기간 단축이나 허가 처리속도 개선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제도 개편에 대한 의견 제출 일정도 구분된다. 「의약품 등의 허가 등에 관한 수수료 규정」 개정안에 관한 행정예고 의견은 2026년 11월 26일까지 접수한다.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규칙」 개정안의 입법예고 기간은 12월 16일까지다.
개정안 전문과 세부 항목은 식약처 공식 누리집의 법령정보 내 입법·행정예고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식약처는 의견 수렴을 거쳐 관련 제도 개편을 추진할 계획이다.
의약품 허가 수수료 개편의 핵심은 단순한 비용 인상을 넘어 전문 심사체계의 운영 기반을 조정하는 데 있다. 앞으로는 의견 수렴 결과가 최종 개정 내용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변경된 수수료가 실제 심사 역량 강화로 이어지는지가 주요 관찰 지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조치는 아직 예고 단계이므로 확정된 제도로 받아들이기보다 후속 개정 절차와 시행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