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질이 한국 화장품 기업의 새로운 해외 성장 무대로 떠오르고 있다.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확산했던 K뷰티의 영향력이 남미 주요 소비시장으로 넓어지는 가운데, 온라인 플랫폼에서 한국 제품을 찾는 현지 소비자들의 구매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브라질에서 한국 화장품 주문이 1년 만에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쇼피코리아가 11월 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쇼피 브라질 플랫폼에서 한국 판매자들이 기록한 뷰티 상품 주문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2% 증가했다. 이는 전년 동기 주문량을 100으로 가정할 경우 올해 312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다만 해당 수치는 쇼피에 입점한 한국 판매자의 주문 실적으로, 브라질 전체 화장품 시장의 성장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세계적인 화장품 소비시장인 브라질이 K뷰티의 주요 진출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쇼피코리아는 브라질을 세계 3위 규모의 뷰티·퍼스널케어 시장으로 소개하며 한국 화장품 수출 증가와 현지 온라인 구매 확대를 주요 변화로 제시했다. 브라질에서 한국 브랜드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이 기존 아시아 중심의 판매망을 넘어 새로운 해외 고객층을 확보할 가능성도 주목된다.
현지 시장에서 성과를 높이기 위한 핵심은 소비자의 실제 구매 행동을 이해하는 데 있다. 쇼피코리아는 플랫폼에 축적된 검색 및 거래 정보를 분석해 관심 상품군과 구매 가격대, 품목별 수요를 파악하고 있다. 이러한 자료를 한국 판매자에게 제공해 상품 구색과 판매가격, 판촉 방식 등을 브라질 소비환경에 맞게 조정하도록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브라질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한국 화장품 품목도 구체화되고 있다. 쇼피코리아가 올해 현지 시장의 주목 상품으로 소개한 제품에는 브라이트닝 크림과 시카 앰플, 레티날 크림 등이 포함됐다. 이는 플랫폼이 제시한 소비 트렌드 사례로, 개별 제품의 효능이나 판매 성과가 검증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기업에는 이러한 관심 품목을 참고해 현지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을 구성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모바일 화면에서 상품의 매력을 전달하는 방식 역시 판매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제시됐다. 쇼피코리아는 브라질의 온라인 쇼핑 특성을 고려할 때 사진과 영상으로 작성된 구매 후기, 실시간 방송 판매, 모바일에 맞춘 상품 소개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상품 정보를 확인하고 구매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시각적 콘텐츠와 이용자 경험이 주요 접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판매자를 대상으로 한 현지 시장 정보 제공도 확대되고 있다. 쇼피가 개최한 '쇼피 브라질 셀러 서밋 2026'에서는 현지 전자상거래 환경과 소비자 특성, 화장품 구매 흐름을 중심으로 사업 전략이 공유됐다. 검색 및 거래 자료를 활용한 품목 선정과 가격 정책, 온라인 광고 운영 방안이 소개됐으며, 판매자 지원 제도와 물류 서비스, 현지 사업 파트너 연결 체계도 함께 안내됐다.
국내 뷰티 산업 행사에서도 데이터 중심의 해외 진출 전략이 강조됐다. 쇼피코리아는 서울시가 주최한 '2026 서울뷰티위크'에 협력기업으로 참여했다. 행사 중 열린 서울뷰티포럼의 'KBeauty 2.0: Beyond Borders' 세션에서는 해외 고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국가별 소비 특성에 적합한 현지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정부와 민간 플랫폼의 협력은 브라질 현지 판매 실적에서도 눈에 띄는 수치로 나타났다. 지난 7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개최한 'KBeauty GLOW WEEK'에는 국내 화장품 기업 21곳이 참가했다. 현장에서는 한국 제품을 직접 살펴볼 수 있는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비롯해 현지 인플루언서 홍보, 구매 담당자와의 상담 등이 진행됐다.
오프라인 체험을 온라인 구매로 연결하는 판매 방식이 이번 행사의 특징이었다. 쇼피는 브라질 플랫폼에 별도의 행사 판매 공간을 마련하고 참여기업 가운데 약 20개 브랜드의 상품 2,000여 개를 소개했다. 일부 상품에는 최대 30%의 할인 혜택이 적용됐다. 행사 종료 이후에도 플랫폼 내부 판촉과 사회관계망서비스, 온라인 광고를 연계해 소비자 접촉을 이어갔다.
참여기업과 비참여기업 사이의 판매수량 차이는 특히 크게 나타났다. 쇼피가 공개한 자료에서 행사 참가기업의 기업당 일평균 판매수량은 비참가기업의 약 233배로 집계됐다. 다만 이는 서로 다른 기업 집단을 비교한 수치로, 행사 참여만으로 판매량이 233배 증가했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기업별 기존 판매 규모와 상품 구성, 판촉 조건 등 비교에 필요한 세부 정보는 제공되지 않았다.
높아진 현지 수요를 실제 사업 확대로 연결하려면 해외 배송과 운영 체계도 뒷받침돼야 한다. 쇼피코리아는 한국 판매자가 브라질 소비자에게 상품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경 간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 내 지정 장소로 상품을 보내면 이후 국제 운송과 통관, 현지 배송을 쇼피 물류 서비스가 담당하는 구조다.
판매 지원은 배송에 그치지 않고 사업 운영 전반으로 확대된다. 쇼피코리아는 판매자 교육과 운영 프로그램, 외부 사업 협력망 등을 제공해 기업이 자체 여건에 맞는 판매 방식을 선택하도록 돕고 있다. 앞으로 브라질 전용 온라인 판촉을 확대하고 현지 콘텐츠 제작자와의 협업, 실시간 판매 방송, 영상 기반 홍보 활동도 강화할 계획이다.
브라질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쇼피코리아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아만다 엉 쇼피코리아 대표는 한국 판매자의 뷰티 상품 주문 증가가 현지 소비자의 관심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소비자 분석 자료와 홍보 역량, 물류 및 운영 서비스를 결합해 한국 브랜드의 새로운 사업 기회 발굴과 지속적인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브라질 K뷰티 시장에서 주목할 변화는 단순한 소비자 관심 확대를 넘어 실제 주문과 판매 활동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특정 플랫폼과 행사에서 확인된 실적을 시장 전체의 성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향후 한국 브랜드의 안정적인 성장은 현지 구매 수요에 대한 이해와 적합한 상품 전략, 효율적인 유통 운영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결합하느냐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