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몰랐던 나” — 자기이해 없는 직업 선택의 끝

당신은 왜 ‘내가 누군지’ 모른 채 일부터 택했는가

자기이해 결핍이 초래하는 직업 소진과 정체성 혼란

‘나’를 알고 택한 일은 덜 지친다: 지속가능한 커리어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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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당신은 왜 ‘내가 누군지’ 모른 채 일부터 택했는가

“원하는 일을 해라. 그래야 인생이 즐겁다.”
수많은 커리어 조언 중 가장 많이 회자되지만, 가장 막연한 말이기도 하다. 문제는, 정작 우리가 **‘내가 원하는 게 뭔지 모른다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대학 전공을 정할 때, 첫 직장을 선택할 때, 부모의 기대, 사회적 시선, 당장의 취업률이라는 기준으로 결정을 내린다. 그런데 그렇게 시작한 커리어는 어느 순간 벽에 부딪힌다.

주말이 기다려지고, 아침이 두려워지고, ‘이 일을 왜 하고 있는 거지?’라는 질문이 쌓인다. 이런 지점에 도달한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사실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이 말은 한 사람의 지친 고백이자,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드러낸다. **‘자기이해 없이 시작한 커리어의 허상’**이 바로 그 핵심이다.

한국 청년들의 진로 결정 과정에 대한 조사에서도, 본인의 흥미나 적성을 고려해 직업을 선택했다는 비율은 30%를 넘지 못했다. 나머지는 부모의 의견, 안정성, 시험 점수, 대입 전략 등에 의해 방향이 정해졌다. 이처럼 ‘나’를 들여다볼 시간 없이 정해지는 인생 경로는 예외가 아니라 일종의 규칙이 되고 있다.

하지만 ‘나’를 모르고 선택한 일은 오래가지 못한다. 아무리 좋은 조건의 직업이라도, 그 일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면 결국 정서적 탈진을 불러온다. 직업이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대 사회에서 이는 단순한 불만 수준이 아니라, 심각한 삶의 방향 상실로 이어진다.

 

2. 자기이해 결핍이 초래하는 직업 소진과 정체성 혼란

자기이해 없는 직업 선택이 가져오는 가장 큰 결과는 **‘소진(Burnout)’**이다. 단순히 바빠서 피곤한 것과는 다르다. 자신의 내면과 불일치한 활동을 지속할 때 오는 정서적 탈진이다. 이는 직무 스트레스가 아니라 ‘존재의 피로’에 가깝다.

미국 심리학회(APA)의 보고에 따르면, 자신의 가치와 일치하지 않는 업무를 수행할 때 사람들은 3배 이상 더 빨리 탈진하고, 이직 충동도 훨씬 강하다고 한다. 반대로 자신의 성향과 잘 맞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업무 강도가 높아도 ‘재미있다’고 느낀다. 동일한 시간, 다른 피로도. 핵심은 자기이해이다.

또한 자기이해 부족은 직무 만족도 저하와 더불어 정체성 혼란까지 불러온다. ‘나는 왜 여기 있는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서 자기 부정으로 이어진다. 자신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질 만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는 공허감을 느낀다. **“나는 누구의 삶을 살고 있는가?”**라는 회의감이 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우울증, 불안장애, 무기력증으로 번질 수 있다. 실제로 청년층에서 번아웃을 호소하는 비율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20~30대 초반 직장인들 중 상당수가 ‘정체성 문제’를 주요 스트레스 요인으로 꼽는다. 이들은 말한다. “이 일이 나랑 맞는지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3. 심리학이 말하는 ‘진짜 나’ 찾기의 여정

심리학에서 말하는 자기이해(Self-understanding)는 단순한 자기소개 수준의 이해가 아니다. 자신의 감정, 행동 패턴, 욕구, 가치, 성격, 강점과 약점 등을 깊이 있게 통찰하는 과정이다. 이 여정은 외부로 향한 시선을 내면으로 돌리는 순간 시작된다.

심리학자 칼 융은 “무의식을 의식으로 끌어올리지 않으면, 그것은 우리의 운명으로 작동한다”고 말했다. 이 말은 자신을 모르면 결국 외부 조건이 인생을 지배하게 된다는 뜻이다. 자기이해는 이를 뒤집는 유일한 수단이다. 스스로 어떤 상황에서 에너지를 얻고 소모되는지를 관찰하는 것, 어떤 활동에 몰입하게 되는지를 자각하는 것, 그것이 시작이다.

실제 심리 상담이나 진로 코칭에서 활용되는 도구들 — 예를 들어 MBTI, 에니어그램, 스트렝스파인더, 가치관 탐색 워크시트 등 — 은 자기이해의 가이드를 제공한다. 그러나 중요한 건 도구보다 ‘질문’이다. “나는 어떤 상황에서 행복한가?”, “나는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가?”, “나는 무슨 말에 상처받고 어떤 칭찬에 기뻐하는가?” 같은 질문들이 깊은 자기이해로 나아가는 디딤돌이 된다.

결국 ‘나’를 아는 일은 지식이 아니라 훈련이다.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하고, 선택의 순간마다 ‘이건 나다운가?’를 물어보는 과정이다. 이 여정은 때때로 고통스럽지만, 인생 전체를 바꿀 수 있다.

 

4. ‘나’를 알고 택한 일은 덜 지친다: 지속가능한 커리어를 위하여

자기이해가 있는 사람은 직업을 ‘목표’가 아니라 ‘수단’으로 본다. 다시 말해, 일은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이지,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시험지가 아니다. 이들은 스스로를 이해한 만큼 자기만의 커리어 설계도를 그릴 수 있다. 방향이 있을 때 피로는 덜하다. 고생의 의미를 알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몰입(Flow)’ 개념도 이를 설명한다. 몰입이란 자신에게 잘 맞는 도전적인 일을 할 때 느껴지는 깊은 집중의 상태다. 이런 상태는 강제로 노력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성향과 일이 잘 맞을 때 자연스럽게 생긴다. 자기이해는 바로 그 ‘맞는 지점’을 찾게 도와주는 나침반이다.

한 직장인이 인터뷰에서 말했다. “예전엔 월요일이 지옥 같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주말에 내가 하는 일이 그리울 정도예요. 이 일이 내 성격이랑 너무 잘 맞아요.” 이 차이를 만들어내는 건 연봉이 아니라, 자신과의 일치감이다.

자기이해 없이 시작한 일은 1~2년 안에 지친다. 그러나 나를 알고 선택한 일은 지속가능하다. 길게 보면, 이 차이가 커리어의 성패를 가른다. 지금 하는 일이 힘들더라도, 내가 이 일을 왜 하는지 스스로 납득할 수 있다면 견딜 수 있다. 그리고 성장한다.

 

6. 생각을 자극하는 결론: 지금, 나에게 묻기 시작하자

어쩌면 지금 당신은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는 감정 속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질문은, 인생의 가장 근본적인 탐색이다.

자기이해는 한 번의 테스트로 끝나는 일이 아니다. 일기 한 줄, 커피를 마시며 스스로와 나누는 대화 한 번, 책 한 권, 작은 실험 하나가 모두 그 여정의 일부다. 스스로를 탐색하는 사람은 결국 자신의 길을 만든다.

지금 바로 그 질문을 던져보자.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살아 있다고 느끼는가?”

 

 

 

 

작성 2025.07.19 07:19 수정 2025.07.19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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