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표현에 어느 정도 익숙했던 초등학생 아이가 가족여행을 다녀온 후, 감정 표현의 깊이와 방식이 달라졌다. 2025년 7월, 일본 교토에서의 4박 5일은 아이가 감정을 보다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가족과의 정서적 교류를 더욱 활발히 나누는 계기가 되었다. 바쁜 일상에선 놓치기 쉬운 감정의 결들이 여행지에서 조용히 되살아났다. 이 기사는 부모가 기획한 해외 가족여행이 자녀 정서 성장과 가족 유대감 형성에 어떤 긍정적인 역할을 했는지를 살펴본다. 초등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단순한 휴식’ 이상의 여행이 줄 수 있는 깊은 의미를 전하고자 한다.

가족여행은 단순한 휴식이나 관광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가족 구성원이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의 감정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살아 있는 감정 훈련장이자, 관계 회복의 장이다. 특히 초등학생 시기의 자녀에게는 부모와의 정서적 소통 경험이 자존감과 감정 조절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해외여행은 익숙하지 않은 환경과 낯선 문화 속에서 아이가 스스로 느끼고 판단하며 표현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감정 표현력과 관찰력, 사고력의 확장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교토와 같은 역사·자연·문화가 어우러진 여행지는 자녀의 정서를 풍성하게 하는 교육적 경험의 장이 된다. 가족여행은 부모에게는 아이를 다시 이해하게 하는 계기이며, 아이에게는 스스로를 표현하는 연습의 시간이기도 하다.
2025년 7월 15일부터 19일까지, 오승훈씨 가족이 일본 교토로 4박 5일간의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은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가 주도하여 기획되었으며, 아이의 정서 경험과 가족 간 교류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일정은 사전 준비 단계에서부터 체계적으로 계획되었고, 교토의 고즈넉한 사찰 탐방, 전통 정원 산책, 일본식 정갈한 식사 체험 등 감성 중심의 활동들이 주를 이뤘다.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기기 사용은 최소화되었으며, 대신 가족 간 대화를 중심으로 시간을 보냈다. 일정 중에는 가족이 함께 일기 쓰기, 그림 그리기, 느낌 나누기 활동을 자율적으로 시도했고, 이를 통해 자녀의 감정 표현 방식이 점차 풍부해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단순한 관광을 넘어, 일상의 틀에서 벗어난 집중된 가족 시간이 감정과 관계를 자극하는 촉매제가 되었던 것이다.

교토라는 공간이 가진 감성적 자극
교토는 아이에게 감정을 정제하고 표현할 수 있는 특별한 자극을 주는 공간이었다. 고즈넉한 절과 울창한 대나무숲, 돌길이 이어진 전통 골목은 그 자체로 아이의 감각을 깨웠다. 아라시야마 산책길을 걸으며 아이는 평소보다 더 자주 멈춰 섰고, “이 길은 조용해서 마음이 편안해져”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꺼냈다. 여행 중 방문한 금각사에서는 반짝이는 연못 앞에 앉아 “이런 곳에서 그림 그리고 싶어”라고 말하며 감상을 표현하기도 했다. 특히 후시미이나리사(여우신사)의 1만개의 붉은 도리이(신사문)를 지나며 느꼈던 신비로운 분위기는 아이로 하여금 스스로의 내면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만들었다. 이처럼 교토의 느린 시간과 조용한 풍경은 자극적인 일상에서 벗어나 아이의 내면을 돌아보게 했고, 감정과 생각을 말로 옮기는 힘을 길러주었다. 자연과 전통이 조화를 이루는 교토는 아이에게 감정이라는 언어를 더 풍부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한 살아 있는 감성 교과서였다.

엄마의 관찰과 대화의 기술
이번 여행의 중심에는 ‘아이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엄마의 시선’이 있었다. 엄마는 평소와 달리 여행 중에는 스마트폰을 꺼두고, 아이의 말투와 표정에 더 집중했다. 교토의 한 정원에서 아이가 한참을 말없이 연못을 바라보자 엄마는 조급하게 반응하지 않고 함께 조용히 앉아 기다렸다. 그러다 아이가 “저기 돌 위에 앉은 새, 나 같아”라고 말했을 때, 엄마는 그것을 놓치지 않고 대화를 이어갔다. “왜 그렇게 느꼈어?”라는 질문 하나가 아이의 감정을 끌어올리는 열쇠가 되었다. 엄마는 상황마다 아이의 말을 재촉하지 않고 받아주었고, 저녁엔 함께 그날 느낀 감정을 그림과 글로 표현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대화는 점차 자연스러워졌고, 아이는 감정뿐 아니라 생각과 기억까지 언어로 풀어내기 시작했다. 이번 여행에서 엄마의 가장 큰 역할은 ‘경청’이었다.

기대효과
여행을 마친 후 가장 먼저 달라진 건 아이의 일상 속 감정 표현 방식이었다. 집으로 돌아온 아이는 자발적으로 ‘감정 일기’를 쓰기 시작했고, 하루 중 가장 좋았던 순간과 힘들었던 순간을 가족에게 말로 공유하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감정 표현이 단순하고 짧았다면, 이제는 그 감정을 느낀 상황과 이유까지 설명하며 깊이 있게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엄마와의 대화도 자연스레 늘었고, 가족 간의 저녁 시간은 더 따뜻하고 밀도 있는 시간이 되었다. 정서 표현력이 높아진 아이는 학교 생활에서도 친구들과의 갈등 상황을 보다 침착하게 설명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보이기 시작했다. 감정 조절력, 공감력, 자기표현력이라는 핵심 정서 역량이 가족여행이라는 체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라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적인 반응을 넘어, 장기적인 정서 안정성과 관계 기술의 성장을 기대하게 한다.
일본 교토에서의 4박 5일은 그저 ‘즐거운 가족여행’으로 끝나지 않았다.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고, 공감하는 일은 아이의 마음에서 시작되어 가족 전체의 관계로 확산되었다. 엄마의 섬세한 관찰과 대화는 아이의 내면을 자연스럽게 이끌었고, 조용한 도시 교토는 그 감정을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간이 되어주었다. 가족 간에 숨겨졌던 감정의 언어가 다시 흐르기 시작했고, 그 속에서 아이는 더욱 단단하고 깊은 감정 세계를 구축해나갔다. 여행은 그렇게 ‘감정 교육의 현장’이 되었고, 부모에게는 ‘아이를 다시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다. 지금, 초등 자녀를 둔 부모라면 어느 순간 놓치고 있을지도 모를 감정의 틈을 채우기 위해 짧은 여행을 계획해보는 것도 좋다. 아이의 말 한마디, 표정 하나가 그 여행으로 인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