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저씨와 사슴 2
진이아저씨의 마음을 눈치라도 챈 것일까요?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아름드리 큰 상수리나무 밑에 사슴이 도토리를 주워 먹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진이아저씨는 조심스레 상수리나무 밑으로 다가 갔습니다.
사슴은 한 살이 되면 가지가 없는 뿔이 돋아나고, 두 살이 되면 몇 개의 가지로 갈라진 뿔이 나타나서 나이를 먹을수록 계속 늘어나고 12살 이상이 된 수컷의 뿔은 그 전해의 뿔과 모양이나 가지의 수에 변화가 없다고 들었던 기억이 되살아나서 사슴의 나이를 가늠해봅니다. 사슴이 멋진 뿔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아 10살 전후로 보입니다. 더불어 신라 금관의 우아한 모습도 겹쳐 보입니다.
진이아저씨는 가지고온 오이와 당근을 살짝 나무 밑에 내려놓았습니다.
사슴은 나뭇가지에 묻힌 냄새를 맡아 보고는 그냥 가버렸습니다.
진이아저씨는 사슴이 당근을 먹지 않아 섭섭했지만 놀라 도망가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지.’
라며 다음엔 사슴과 좀 더 친해지길 바라며 산을 내려왔습니다.
상수리나무도 색깔 옷으로 바꿔 입었습니다.
진이아저씨는 사슴이 안보여도 틈만 나면 아름드리 상수리나무 밑에 호박과 당근을 비롯한 채소들을 내려놓고 오기를 여러 번 반복했습니다.
첫눈이 오던 날입니다. 진이아저씨는 상수리나무 밑으로 당근을 내려놓고 돌아서는 길에 사슴과 마주쳤습니다.
진이아저씨는 반가움에 소리를 지를 번하였습니다.
“안녕하세요? 사슴씨!”
사슴은 말없이 큰 눈망울을 굴리며 상수리 나뭇가지를 킁킁 거리며 냄새를 맡고는 당근을 입에 물고 가버립니다.
진이아저씨는 사슴을 다시 만난 것에 감사했습니다.
아침부터 뉴스에서 전례 없이 많은 눈이 온다고 준비를 단단히 하라고 합니다. 진이아저씨는 눈이 많이 와 산에 올라갈 수가 없습니다. 경찰이 산 밑에서 노란 띠를 치고 통제를 했기 때문입니다.
진이아저씨는 이렇게 눈이 많이 오면 사슴은 어떻게 먹이를 구할까 걱정입니다. 빨리 눈이 그치고, 산에 먹이를 가져다 줘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눈이 그치자 진이아저씨는 서둘러 상수리나무 밑으로 갔습니다. 전에 놓아둔 당근이 그대로 있습니다. 사슴이 나타나지 않은 것 같아 보입니다.
여러 날 동안을 계속 계속 눈이 내렸습니다.
진이아저씨는 눈이 많이 와서 동물들이 먹이를 구하기 힘들텐데 하는 걱정에 병이 날 지경이 되었습니다.
여러 날이 지나고 진이아저씨는 깊은 눈 속을 헤치며 무거운 다리를 이끌고 상수리나무 밑으로 서둘러갔습니다.
쌓인 눈에 발이 푹푹 빠지며 발이 삐면서도 사슴이 걱정이 되어 아픈 발은 아랑곳하지 않고 먹이를 갖다 놓으러 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