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적 시간이 아닌 ‘살아있는 시간’을 회복하라 - 베르그송의 감각 실험

시계의 시간과 체험의 시간 - 두 개의 시간 사이의 간극

베르그송의 ‘지속’ 체험 - 시간의 질감을 느끼는 훈련

‘살아있는 시간’의 회복 - 존재의 감각을 되살리다

 

조용한 시간에 차 한 잔 (제공 = ⓒ온쉼표저널)

 

우리는 왜 시간을 잃어버렸는가
우리는 하루를 시계로 쪼개 산다.  아침 7시 기상, 9시 출근, 12시 점심, 6시 퇴근.  그러나 하루를 끝내고 돌아보면, “오늘은 언제 흘러갔지?”라는 허무가 남는다.  이는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시간을 ‘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프랑스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은 이를 이미 100년 전 통찰했다.  그는 “시계가 가리키는 시간은 죽은 시간이고, 의식 속에서 경험되는 시간만이 살아있는 시간이다”라고 말했다.

 

 

시계의 시간과 체험의 시간 - 두 개의 시간 사이의 간극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시간은 물리적 측정값이다.  초침과 분침이 만들어내는 균질한 단위의 흐름.
그러나 인간의 내면에서 경험되는 시간은 전혀 다르다.  즐거운 시간은 짧게 느껴지고 지루한 시간은 끝이 없다.  이것은 시간이 흐르는 것이 아니라 ‘의식이 시간을 구성한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베르그송은 이런 주관적 흐름을 ‘지속(Duration)’이라 불렀다.  그는 “진짜 시간은 나의 의식 속에서 변화하고 겹쳐지는 질적 흐름”이라 했다.  즉 물리적 시간은 균질하지만 지속은 농도가 다르다.  우리는 이 농도의 차이를 통해 ‘살아있음’을 느낀다.

 

 

베르그송의 ‘지속’ 체험 - 시간의 질감을 느끼는 훈련
그렇다면 ‘지속’을 어떻게 체험할 수 있을까?  그 핵심은 “멈춤 속에서의 감각의 세밀화”에 있다.
예를 들어 아침 커피를 마실 때 단순히 ‘마신다’가 아니라, 온도, 향기, 목을 타고 내려가는 감각을 느껴본다.
그 순간 시간은 더디게 흐른다.  이것이 베르그송이 말한 “경험의 질적 확장”이다.

 

그는 지속을 ‘의식의 내면적 흐름’으로 정의했지만 그 흐름은 외부 세계의 사건이 아닌 감각과 기억이 중첩된 체험의 밀도 속에서 발생한다.  즉 한순간에 담긴 경험의 정보량이 많을수록 우리는 더 길고 깊은 시간을 산다.  이것이 바로 시간을 확장하는 내면의 훈련이다.

 

 

감각의 농밀도 - 경험을 확장하는 내면의 기술
베르그송의 철학을 일상으로 옮기면 ‘감각의 농밀도를 높이는 연습’이 된다.  이는 단순한 명상이나 휴식이 아니다.  오히려 ‘현재의 경험’을 전면적으로 체험하는 기술이다.


음악을 들을 때 단순히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리듬과 공기의 진동, 감정의 떨림을 느끼는 것이다.  이러한 감각의 세밀화는 시간을 주관적으로 확장시킨다.

 

실제 심리학 연구에서도 몰입(flow) 상태에 들어간 사람은 시간 감각이 느려지거나 사라진다고 보고한다.  이때 의식은 과거와 미래가 중첩된 순간의 지속성 속에서 작동한다.  즉 지속의 체험은 단순한 인지적 상태가 아니라 삶의 ‘시간 밀도’를 회복하는 존재의 감각 실험이다.

 

 

‘살아있는 시간’의 회복 - 존재의 리듬을 되살리다
‘살아있는 시간’을 회복한다는 것은 시계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시계 너머의 나를 회복하는 일이다.
시간의 질감을 다시 느끼면 우리는 더 이상 ‘시간의 흐름’에 쫓기지 않는다.  대신 ‘의식의 흐름’ 속에서 살아간다.  이때 인간은 단순히 시간을 소비하는 존재가 아니라 시간을 ‘창조하는 존재’가 된다.


베르그송은 이것을 ‘창조적 진화’라 불렀다.  우리는 경험의 깊이와 감각의 농도를 통해 자기 존재의 리듬을 되찾는다.  그 리듬이 바로 살아있는 시간의 맥박이다.  시간을 느끼는 능력이 곧 사는 능력이다.  시간을 통제하려는 노력은 우리를 더 피로하게 만든다.  그러나 시간을 느끼는 법을 배운다면 짧은 하루도 길고 평범한 순간도 찬란하게 경험된다.


베르그송의 ‘지속’은 단순한 철학이 아니라 삶의 리듬을 회복하는 감각 훈련의 원리다.  시계의 시간을 넘어 ‘살아있는 시간’ 속에서 사는 법을 익히는 것 —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내면의 회복이다.


 

작성 2025.10.11 21:13 수정 2025.10.11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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