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극 3특' 전략의 주요 골자는 지난 기사에서 설명한 관계로 이번 회에서는 부울경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경제, 인재 양성, 행정 거버넌스, 재정 자율성 등 여러 측면에서 분석한다. 그리고 정책적 함의와 지역 사회의 구체적 대응에 초점을 맞추었다. - 편집자 주-
② 부울경지역에 미치는 영향과 실행방안 – 끝.
□ 광역 교통망 구축과 생활권 혁신
5극 3특 전략은 초광역권 내 60분 생활권 구축을 목표로 교통 인프라 혁신을 강조한다.
부울경에서는 메가시티의 일환으로 부전마산선과 동해선(부전~신경주) 등을 연결하는 동남권 전철이 진행중이다.
특히 지난 7월 부산 금정구 노포동~경남 양산 웅상~ KTX울산역을 잇는 광역철도 등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가덕도신공항에서 오시리아까지 7개 정거장을 운행하는 차세대 부산형 급행철도(BuTX) 사업도 지난 1일 한국개발연구원의 민자 적격성 조사 통과하면서 부울경 30분 생활권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가덕도신공항은 당초 2029년 12월 개항 목표였지만 시공사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매립공사 안전 등의 문제로 참여 취소를 선언해 일정지연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 인재 양성: 거점대학 중심의 '산업-교육 연계’
수도권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지역 내 청년 인재를 정착시키기 위해 교육 체계 혁신이 5극 3특 전략의 중요한 기둥이다.
교육부는 거점 국립대학을 5극 3특 성장 엔진이 될 전략산업과 연계한 '지·산·학·연 협력 기반 연구대학'으로 집중 육성한다.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와 연계하여 거점대 중심의 인프라를 공유하는 '메가 공유대학' 운영도 추진된다.
부울경의 강점인 방산, 조선, 우주항공, 해양 등의 전략 산업과 대학의 교육·연구 역량을 직접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첨단기술 인재와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는 투 트랙 체계를 구축하고, 인재 리턴 프로젝트 등을 통해 교육-취업-정주로 이어지는 선순환 생태계를 마련한다.
인재양성의 중점 전략인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거점 국립대 9개를 서울대 수준으로 끌어올려, 전국적으로 교육·연구 경쟁력을 균형 있게 나누겠다는 여당의 공약)은 장점이 크지만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 관계로 별도의 기사로 다루도록 한다.
□ 2차 공공기관 이전과 행정 거버넌스 강화
국토 균형발전 공약에 따라 2차 공공기관 이전이 속도감 있게 추진된다. 5극 3특이 주요 무대로 관측되는 만큼, 동남권 지역은 혁신도시 활성화와 연계하여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것이 성공의 핵심 과제다.
5극 3특 전략이 부울경 지역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와 위험 요소들이 남아있다. 특히, 과거 '부울경 특별연합' 해체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이 핵심적인 교훈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부울경메가시티 논의의 역사를 살펴보면 문재인 정부 때 3개 시장·도지사와 시·도의회에서 합의하고 중앙정부 승인을 거쳐 2023년 1월부터 시행하기로 한 ‘부울경 특별연합’이 지난 2022년 10월12일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실익이 없다'며 사실상 탈퇴를 선언하면서 해체되었다.
이후 2023년 3월29일 국민의 힘 소속 부울경 광역지자체장들은 법적 근거없는 행정협의체 수준의 ‘초광역 경제동맹 추진 위원단’을 출범시켰다. 초광역경제동맹에서는 핵심과제 12개, 세부적인 실천과제 69개를 선정했고, 필요 예산은 41조원 규모였다.
당시 부울경 광역단체장들은 윤석열 정부 출범후 새 정부 국정과제 공약에 건의했지만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윤석열 파면으로 실현 불가능한 일이 됐다.
지방시대위원회는 특별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을 강화하고 '광역연합' 출범을 지원할 방침이다.
충청권(광역연합 출범 완료)이나 호남권(광주·전남 특별광역연합 연내 출범 목표)처럼, 부울경 각 지자체장들 역시 중앙정부의 정책적·재정적 지원을 효과적으로 받기 위해 소속 정당의 이해관계와는 별개로 다시금 특별지자체 형태의 협력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이 높다.
□ 재정 자율성 강화의 명암
'5극 3특' 전략의 핵심 추진 기반 중 하나는 지방의 재정 자율성 대폭 확대다.
지방시대위원회는 지방정부가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을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집행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의 지원 체계를 개편했다.
용처에 제한이 적은 포괄보조금 규모를 올해 3조 8천억 원에서 내년 10조 6천억 원으로 약 3배 가까이 늘려 지방정부의 재정 자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인다.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지특회계) 내에 초광역권 사업을 위한 별도 계정을 신설하여, 부울경과 같은 초광역권이 직접 계획하고 집행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한다.
지방시대위원회에 지특회계 예산 편성 사전 조정권을 부여하여 중앙 부처의 일방적인 결정을 막고 지방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이러한 재정적 지원은 과거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부울경 특별연합'이 해체되었던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권한과 재정을 동반 이양하겠다는 중앙정부의 의지로 풀이된다.
□ 부울경의 '지역금융'과 '벤처투자' 활성화 기대
'5극 3특' 전략의 핵심 경제 과제 중 하나는 수도권에 쏠린 투자 자본과 금융 인프라를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것이다.
부울경은 강력한 제조업 기반에도 불구하고 벤처 투자나 금융 지원에서 소외되어 왔는데, 이번 전략을 통해 지역 금융 생태계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현재 연간 벤처투자의 8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정부는 국민성장펀드 (5년간 150조 원)와 벤처투자시장 (연간 40조 원) 등 주요 투자 자본 중 비수도권 투자 비중을 40% 수준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지역 맞춤형 금융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가칭 '지역투자공사'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이는 부울경의 방산, 조선, 우주항공 등 미래 전략 산업에 특화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 자본을 공급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금융 시스템 개편은 부울경이 추진하는 'AX(AI 전환) 혁신 거점' 구축에 필수적인 자금줄이 될 것이다.
□ K-해양 강국과 지역 특화 산업 지원
부울경이 가진 해양과 첨단 산업의 강점은 '5극 3특' 전략의 '성장 엔진 육성' 과제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정부는 북극 항로 시대를 주도할 K-해양 강국 건설을 위해 북극 항로 시범 운항 및 상업 항로화를 지원하고, 가덕도신공항을 해양-물류-항공이 결합된 권역별 관문 공항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광주, 대구, 전북과 함께 경남 권역에 AI를 통한 제조업 혁신 전환(AX 혁신) 거점이 구축된다. 이는 경남의 기계, 조선, 항공 등 제조업에 AI와 첨단 기술을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재편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맞춤형 지원은 부울경의 '초광역 경제동맹' 사업이 단순한 지역 간 나눔을 넘어 국가 전체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부울경이 연합하여 '동남권'의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제시하고 관련 국비를 확보하는 것이 이 전략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 부울경의 향후 과제
부울경은 중앙 정부의 강력한 지원 의지가 표명된 지금, 법적근거 없는 '초광역 경제동맹'을 부울경 행정통합으로 승화해야 한다.
현 기초자치단체인 시•군‧구는 유지하되 광역시•도간 통합을 우선 추진해 자치권을 가진 통합지방자치단체로 출범하는 것이 지역소멸위기에 대응하고 부울경이 도약하는 길이다.
또한 포괄보조금 확대와 초광역권 계정 신설 등 대폭 늘어난 지역 자율 예산을 부산, 울산, 경남이 사전에 합의된 공동의 전략 사업에 선택과 집중하여 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울경은 단순히 중앙 정부의 정책 방향을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자세를 넘어, 권역별 전략 산업과 거점대학 체계를 연계하는 자체적인 혁신 성장 로드맵을 주도적으로 수립하고 중앙 정부와 협상해야 한다.
지방시대위원회의 '5극 3특' 전략은 수도권 일극 체제 해소를 위한 국가 생존 전략이자, 부울경에 다시 없을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 호재를 현실화하는 것은 오직 부산, 울산, 경남 세 지자체의 확고한 의지와 실천력에 달려 있다고 할 것이다.
□ 협력의 골든타임, 성패는 '합의'에 달렸다
'5극 3특' 전략은 부울경에 다극 체제의 핵심 거점이라는 위상과 함께 대규모 국비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정책적, 재정적 혜택은 궁극적으로 부산, 울산, 경남 세 지자체의 긴밀하고 안정적인 협력 거버넌스가 작동할 때 가능하다.
중앙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극대화하려면, 부울경이 '초광역특별협약' 또는 ‘특별지방자치단체 형태’로 하나의 강력한 정책 결정 주체를 구성하여 중앙에 요구하고, 권역 내 사업을 효율적으로 집행해야 한다.
부울경 세 지자체는 단기적인 '각자도생'의 유혹을 뿌리치고, 공동의 비전과 단일화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강력한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부울경이 760만 인구의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다시 한번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심장 역할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