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록마귀 1 - 이옥란 지음
숲속 마을에 곤충들이 한자리에 모였어요.
신나는 축제가 열려 모두 신비로운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였어요.
“난 무시무시한 사마귀라구!”
사마귀는 커다란 앞발을 치켜세우며 달려들었어요. 날개를 윙윙거리며 몸을 부풀리고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축제를 방해했어요.
“노래가 시끄러워! 귀에 거슬린다고!”
사마귀는 잔뜩 화가 나서 낫처럼 생긴 앞발을 휘두르더니, 나비의 고은 날개를 찢어놓았어요.
“시끌벅적한 일을 마음대로 벌이지 말란 말이야!”
사마귀는 기분이 몹시 상해 씩씩대며 소리쳤어요.
나비가 사마귀에게 당했다는 소문이 숲속에 쫙 퍼졌어요.
사마귀의 못된 짓에 친구들은 마음을 놓지 못하고 가까이하기도 두려웠어요. 사마귀의 이런 행동은 친구들을 벌벌 떨게 했어요.
그때부터 사마귀는 ‘초록마귀’로 불리게 되었어요.
초록마귀는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아무도 믿지 못하는 버릇이 있었어요.
‘두리번두리번’
주변을 살피던 그는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한 채 이리저리 헤매고 다녔어요.
숲속 친구들은 초록마귀가 지나간 자리를 조용히 정리하며 바쁘게 움직였어요. 그들의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했어요.
“초록마귀의 행동을 조금이라도 바꿀 수 있을까?”
풍뎅이는 초록마귀가 미워 가슴이 아팠지만, 한편으로는 안쓰러웠어요.
숲속에는 전설처럼 내려오는 팽나무가 있었어요. 그 나무는 셀 수 없을 만큼 오랜 세월을 견뎌온 든든한 버팀목이었어요.
아픈 이들이 팽나무 품에 안기면 포근한 온기가 스며들어 상처는 살포시 아물어 갔어요. 팽나무는 수백 년 동안 따스한 품으로 모두를 감싸며 살아왔어요.
“팽나무에 가면 좋은 방법이 있을 거야. 초록마귀와 팽나무를 만나게 해주자!”
메뚜기의 말에 친구들은 손뼉을 치며 기뻐했어요.
잠자리 전령은 나뭇잎 초대장을 들고 초록마귀에게 날아갔어요.
며칠 후, 숲속 친구들은 팽나무 앞에 선 초록마귀를 보려고 하나둘 모여들었어요.
팽나무는 넓은 그늘을 드리우고, 굵은 뿌리로 자리를 만들어 친구들이 편히 쉴 수 있게 해줬어요.
초록마귀는 두 손을 모은 채 가만히 있었지만, 친구들의 시선에 마음이 불편했는지 쉴 새 없이 머리를 이리저리 돌렸어요.
“팽나무님, 파리와 모기떼를 모두 쫓아드릴까요?”
초록마귀가 먼저 입을 열었어요.
“그들도 잘 어울려 지내고 있으니,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돼.”
팽나무는 부드럽게 말하며 초록마귀에게도 편안한 자리를 마련해 주었어요.
그때, 풍뎅이가 잘 익은 뱀딸기와 버찌를 물고 왔어요.
“참 맛있어 보이네.”
팽나무는 친구들에게 사이좋게 나누어 먹으라고 했어요.
“제가 나눠 줄게요!”
초록마귀는 앞으로 나서서 뱀딸기와 버찌를 낚아채어, 순식간에 짓이겨 풍뎅이 머리 위로 쏟아버렸어요.
“앗, 실수였어요. 죄송합니다.”
초록마귀는 천연덕스럽게 말했어요.
붉은 즙을 덮어쓴 풍뎅이는 울상을 지으며 자리를 떠났고, 그 모습을 지켜본 친구들은 눈살을 찌푸렸어요.
팽나무는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지켜보았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