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가까이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과 호흡을 맞추며 가장 크게 체감하는 변화는, 아이들의 능력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지속하는 힘’이라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역량이 급격하게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의 학생들은 다양한 경험을 짧게나마 접해보았다는 자신감을 갖지만, 막상 이력서를 보면 1년 이상 한 가지를 꾸준히 이어간 기록이 거의 없다.
이는 단순한 성향이나 의지의 약함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아이들에게 끈기를 기를 기회를 빼앗아온 구조적 문제다.
학업·스펙·프로그램이 조각조각 쪼개진 교육 환경, 디지털 기기의 즉각적 보상 체계,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경쟁 중심 문화 속에서, 아이들은 ‘버티는 경험’을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도록 설계된 길 위에 서 있다. 중요한 점은, 국제 학술연구에서 말하는 ‘그릿(grit)’—장기 목표를 향한 꾸준한 노력—이 단지 성적뿐 아니라 회복탄력성, 진로의 안정성, 삶의 만족도에까지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이라는 사실이다(Christopoulou et al., 2018; Buzzetto-Hollywood & Mitchell, 2019).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이들에게 끈기를 요구하면서도, 정작 끈기를 배울 수 있는 시간, 환경, 실패해도 괜찮은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쉽게 포기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포기하지 않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경험을 어른들이 만들어주지 못한 것이 더 큰 문제다. 이제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영역을 넘어, 시간을 견디는 힘, 과정의 무게를 버티는 힘을 기르는 장기적 훈련의 장이 되어야 한다. 한 가지를 꾸준히 해보는 과정에서 성장하는 집중력, 실패 후 다시 일어나는 회복력, 슬럼프를 밀어내는 자기조절력은 그 어떤 스펙보다 강력한 자산이다. 한기범농구교실이 수년간 지켜온 ‘꾸준함 중심 교육’도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기술 향상보다 지속성 자체를 평가하고, 3개월·6개월·1년 단위의 성장 궤적을 따라가며, 과정 전체를 훈련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것이 바로 현대 교육이 간과한 핵심이다. ‘끈기 없는 아이들’은 개인의 결함이 아니라, 지속성을 허용하지 않는 사회의 산물이다. 이제는 아이들에게 끈기를 요구하기 전에, 버틸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는 책임을 어른들이 먼저 져야 한다. 꾸준함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환경 속에서 길러지는 능력이다. 아이들이 다시 버티는 힘을 회복하도록 돕는 것—그것이 내가 교육자로서 30년 동안 내려온 결론이자,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미래 교육의 방향이다.

#사진 - 이형주교수, 국제스포츠전문지도자협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