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자를 도와준 평범한 사람
정약전은 순전히 혼자만의 힘으로 <자산어보>를 쓴 것은 아니다. 그의 곁에는 섬에서 살아 경험이 많은 ‘창대’라는 사람이 있었다.
"섬 안에 장덕순(張德順, 일명 창대)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두문사객(杜門謝客)하고 고서를 탐독하나 집안이 가난하여 서적이 많지 않은 탓으로 식견이 넓지 못하였다. 그러나 성품이 차분하고 정밀하여 초목과 조어(鳥魚)를 이목에 접하는 대로 모두 세찰(細察)하고 침사(沈思)하여 그 성리(性理)를 터득하고 있었으므로 그의 말은 믿을 만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드디어 그를 맞아들여 연구하고 서차(序次)를 강구하여 책을 완성하였는데, 이름지어 『자산어보』라고 하였다."
<자산어보>에는 창대의 말이 직접적으로 인용된 대목이 종종 있다. 이는 정약전이 학자의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자신의 저작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은 것임을 명확히 드러낸 것이다. 강직하고 윤리적인 학자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영화 <자산어보>에서는 정약전과 창대의 만남을 감독의 상상력으로 재창조한다고 한다. 그의 삶속으로 들어가 유배지에서 생물 연구에 몰두하는 심정을 느껴보면 어떨까.
글: 홍종래 과학칼럼니스트/일러스트: 유진성 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