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를 시작하는 마음과 연말을 맞이하는 마음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연말이 다가오면 새로운 것을 찾아 떠나기보다 기존의 것을 돌이켜보게 됩니다. 내가 1년 동안 무엇을 했는지, 얻은 것과 잃은 것이 무엇인지 가늠하게 되죠. 새 술은 새 부대에 채우라는 속담을 뒤집어 보면, 기존의 술은 기존의 것에 잘 채웠는지 확인하라는 뜻도 될 것입니다.
한 번, 올해 우리가 이루고자 했던 것을 어떻게 해냈는지 생각해 봅시다. 아마 시작도 전에, 다들 현실을 외면하고 싶은 마음이 몰려올 겁니다. 대부분은 이루지 못했거든요. 올해 평가는 미루어 버리고, 내년 목표나 다시 생각해보자는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단순히 얻고 잃음을 떠나, 그 의미를 생각해 봅시다. 간절하게 원했으나 막상 이루고보니 별로였던 것, 내가 원하지 않았지만, 이루고 보니 좋았던 것, 실패했지만 가치있던 것 등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가령, 저는 개인적으로 영어시험을 쳐야 하는 일이 있었는데, 원한 만큼 점수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더 중요했던 것은 그 과정입니다. 열심히 공부했다고 자부하기 어려웠거든요. 여러 가지 변명으로 차일피일 공부를 미루다가 결국 시험을 보러 갔습니다. 내가 이렇게나 시험공부를 싫어하는 사람이란 걸 덕분에 깨달았습니다. 게다가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데는 더 주의깊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깨닫게 됐죠.
또 간절히 원했던 프로젝트를 하나 맡아서 끝까지 밀어붙여야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결과도 괜찮았죠. 그런데 그 과정에서 정작 배운 건 많지 않았습니다. 의외로 기존의 지식을 복사, 붙여넣기한 것에 가까웠기 때문이었죠. 덕분에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은 찾기 어렵다는 것을, 어떤 일을 맡을 때는 더 진지하게 살펴야 한다는 걸 배웠습니다.
가능하면,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것으로 시간을 채우고자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는 일로 2025년을 가득 채웠으면 합니다. 쉽지는 않죠. 세상이 나를 가만둘 리가 있나요. 적당히 딴눈을 파기도 하고, 자신을 속이기도 해야 할 겁니다. 하지만, 지나고 보면 싫었던 것이 좋아지기도 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주하게 됩니다.
그러니, 올해의 자신을 되살펴보는 일을 주저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더욱 중요한 건 목표를 이뤘는지가 아니라, 그속에서 무엇을 배웠는지니까요. 다가올 2026년을 잘 맞이하고 싶은 당신, 잠시 시간을 내어 올해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성공이든 실패든, 그 안에서 의미를 발견해보길 바랍니다. 그것이야말로 다음 해를 시작하는 가장 의미있는 일이 될 겁니다.
K People Focus 아사달97 칼럼니스트
대화하는 개인주의를 공부하는 청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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