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박동명] 내년 지방선거와 민생(3) : 지방선거, 정치공방이 아닌 ‘민생 경쟁장’이 되어야 한다

▲박동명/한국정책연구원 원장 ⓒ한국공공정책신문

 [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내년 6월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지역 정치권은 이미 보이지 않는 물밑 경쟁에 들어갔고, 여야 정당은 공천 기준과 후보 발굴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주민이 바라는 것은 새로운 ‘정치싸움’의 시즌이 아니다.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지역의 변화, 삶의 개선, 민생의 회복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익숙한 패턴을 여러 번 보아 왔다. 지방선거가 중앙정치의 대리전으로 변질되고, 국회에서 벌어지는 대립 구도가 그대로 지방으로 복제되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주거·복지·일자리·교육·교통 같은 생활 의제는 늘 뒤로 밀려났다. 후보들은 공약집보다 공격 자료를 먼저 준비하고, 중앙정치의 프레임으로 지역민을 설득하려 든다. 그 사이 주민들이 실제로 원하는 의제들은 “선거가 끝나면 다시 논의하자”는 말로 미뤄져 왔다.



지방선거는 원래부터 생활정치의 시험대이다. 주민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기초·광역 지방정부의 방향과 인물을 선택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지방선거가 민생의 경쟁장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기준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첫째, 후보 검증의 기준을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행정·재정 능력’에 두어야 한다.

지방정부의 경쟁력은 곧 지역 민생의 경쟁력이다. 후보가


▷지역 재정 현황을 얼마나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지,

한정된 재원을 어디에 우선적으로 배분할 것인지,

복지·경제·도시·환경 정책 간 균형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에 대해 구체적이고 검증 가능한 계획을 제시하는지가 중요하다. “정부·정당 탓”을 하는 데 능숙한 사람보다, 지역의 조건 속에서 최선의 해법을 찾는 데 강점이 있는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



둘째, 민생을 위한 세 가지 정책 축에 대한 ‘경쟁’을 촉발해야 한다.


생활밀착형 복지의 재설계

고령층이 많은 농촌·소도시는 돌봄·의료·이동권을 엮은 통합 돌봄 체계가 필요하고, 청년층·1인 가구가 많은 도시 지역은 주거비 부담 완화와 일자리·창업·문화공간 확충이 관건이다. 후보자들이 이러한 지역별 복지 의제를 얼마나 세밀하게 제시하는지 비교해야 한다.


지역경제 자생력 강화 전략

단기 일자리 사업과 행사성 소비에 치중한 정책으로는 지역의 기초 체력을 키울 수 없다. 공공조달 구조를 바꾸어 지역기업의 참여를 늘리고, 로컬 브랜드와 사회적 경제를 육성하여 지역 내 소비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다. “지역 경제를 4년 뒤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후보별 청사진을 유권자가 끝까지 물어야 한다.


주민참여형 재정운영 체계

주민참여예산제가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곳이 아직도 많다. 예산의 일정 비율을 주민이 직접 제안·토론·결정하는 구조를 실질화할 의지가 있는지, 온라인·오프라인 공론장을 어떻게 열어갈 것인지, 지방의회와의 협력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등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셋째, 유권자의 선택 기준도 바뀌어야 한다.

정당은 지방선거에서 여전히 중요한 기준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같은 정당 소속이라 하더라도 후보의 정책 역량, 지역 이해도, 협치 능력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유권자가 정당보다 먼저 정책·자료·실행 계획을 요구할 때, 정당도 공천 기준과 선거 전략을 바꿀 수 있다. 지방선거가 단순한 권력 재편의 무대가 아니라 ‘민생 경쟁장’이 되기 위해서는, 유권자의 질문이 달라져야 한다.


“어느 정당이냐”보다

“우리 시·군·구의 가장 위급한 민생 현안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가?”

“그 문제를 4년 안에 어떻게 바꿀 것인지, 예산과 제도 설계를 포함해 설명할 수 있는가?”

이 두 가지를 먼저 묻는 것이 출발점이다.


내년 지방선거는 지방자치 30여 년의 결과를 점검하고, 다음 세대 지방자치를 설계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지방의회가 격차 완화의 정책 설계자·재정 감시자로 서고, 지방선거가 민생 중심의 경쟁장으로 재구성될 때, 비로소 기울어진 대한민국의 지도를 바로 세울 희망이 열린다. 그 선택권은 결국 주민, 유권자의 손에 달려 있다.




(편집자주)

3편은 「내년 지방선거와 민생」 연재의 마무리 글로, 지방선거를 단순한 정당 간 힘겨루기가 아니라 ‘민생 경쟁의 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박동명 발행인은 선진사회정책연구원장으로서 전국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행정사무감사·예산 심사·조례 입법·주민참여예산 등에 관한 강의와 컨설팅을 수행해 왔으며, 이번 3부작을 통해 유권자·의원·예비 출마자에게 내년 지방선거를 바라보는 구체적 관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박동명

▷법학박사,  한국정책연구원 원장

선진사회정책연구원 원장

▷(사)한국공공정책학회 부회장

▷(전) 국민대학교 행정대학원 외래교수

▷(전) 서울특별시의회 전문위원




작성 2025.12.08 01:35 수정 2025.12.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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