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가면의 민낯: 노벨상은 어떻게 위선과 욕망의 무대가 되었나

-평화상 수상자가 전쟁광에게 축하 전화를? 2025년 노벨상의 소름 돋는 배신.

-오슬로의 횃불이 꺼졌다! 전 세계를 경악시킨 '마차도'의 '위험한' 수상 소감.

-다이너마이트로 시작해 정치질로 끝난다? 노벨상의 가면 벗기기.

▲ AI 이미지 (제공: 중동디스커버리신문)

노벨상이 상징하는 명성과 더불어 역사적으로 노벨상을 둘러싼 정치적 문제도 드러나고 있다. 특히, 1901년부터 수여된 이 상이 제1차 세계 대전 및 제2차 세계 대전 중에는 여러 차례 취소되었으며, 노벨 평화상은 정부 수반과 학자 등 광범위한 인사들이 후보 지명 과정에 참여하면서 가장 많은 논란을 낳았다. 

 

또한, 일부 수상자들이 상을 거부하거나, 1995년 보스니아 전쟁 중에 일어난 비극적인 '스레브레니차' 학살을 부인한 작가 '페터 한트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 논란의 여지가 있었다. 가장 최근의 예로는,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격을 지지한 베네수엘라의 '미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2025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여 논란을 일으켰으며, 이에 따라 전통적인 횃불 행진이 취소되기도 하였다.

 

다이너마이트 위에 쌓아 올린 평화의 성탑

 

우리는 매년 10월이 되면 스웨덴과 노르웨이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귀를 기울인다. 인류 최고의 지성, 평화의 사도, 문학의 거장들에게 수여되는 노벨상.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을 뛰게 하는 이 황금빛 영광은,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의 상인'이라 불렸던 알프레드 노벨의 고뇌와 회한 위에서 탄생했다. 다이너마이트로 쌓은 막대한 부를 인류의 진보를 위해 내놓았다는 그 극적인 시작부터, 노벨상은 태생적으로 모순을 품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단순히 "누가 상을 받았는가?"를 묻는 것은 재미없다. 진짜 흥미로운 질문은 “누가 그 상의 권위에 흠집을 냈는가?", 혹은 "그 상이 과연 정의로웠는가?"를 따져 묻는 순간 시작된다. 오늘은 그 찬란한 명성 뒤에 가려진, 때로는 비겁하고 때로는 잔혹했던 정치와 욕망의 역사를 낱낱이 파헤쳐보려 한다. 이것은 위인전이 아니다. 이것은 인간의 욕망이 투영된 거울에 관한 이야기다.

 

거절의 미학: "나는 그 영광을 사양한다"

 

세상 모두가 갈망하는 그 메달을 보란 듯이 거부한 이들이 있다. 그들의 거절은 수상보다 더 큰 울림으로 역사에 남았다. 여기, 두 명의 남자가 있다. 한 명은 시베리아의 찬 바람을 견뎌야 했던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다. 소련 당국은 그에게 "상을 받으러 가면 다시는 조국 땅을 밟지 못할 것"이라 협박했다. 결국 그는 눈물을 머금고 수상을 거부해야 했다. 반면, 장폴 사르트르는 달랐다. 그는 "어떤 인간도 살아있는 동안 신성시되어서는 안 된다"라며 스스로 왕관을 벗어 던졌다. 파스테르나크의 거절이 시대의 비극이었다면, 사르트르의 거절은 실존의 절규였다.

 

더욱 뼈아픈 거절도 있었다. 1973년, 베트남의 레득토는 노벨 평화상을 거절하며 단 한 마디를 남겼다. "베트남에는 아직 평화가 오지 않았다." 전쟁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평화상을 주려는 서구의 위선에 날린 통렬한 펀치였다. 그는 알고 있었다. 평화는 메달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포성이 멈춘 고요한 아침에 있다는 것을.

 

독재자의 공포: 과학마저 가려버린 하켄크로이츠

 

권력은 언제나 지성을 두려워한다. 히틀러는 노벨상을 증오했다. 1935년 반나치 운동가가 평화상을 받자, 히틀러는 독일 국민이 노벨상을 받는 것을 법으로 금지해 버렸다. 상상해 보라. 실험실에서 평생을 바쳐 인류를 구원할 발견을 해낸 리하르트 쿤이나 게르하르트 도마크 같은 과학자들이, 나치의 군홧발 아래서 수상의 기쁨을 강탈당하는 모습을. 그들에게 노벨상은 영광이 아니라 족쇄였다. 정치가 과학의 목덜미를 잡고 흔들 때, 인류의 지성은 가장 어두운 터널을 지나야 했다. 이것은 단순히 상을 못 받은 문제가 아니다. 야만이 문명을 어떻게 짓밟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상 가장 서늘한 증거다.

 

추락한 천사들: 영웅과 악당 사이의 회전문

 

노벨상의 역사가 우리를 가장 당혹스럽게 만드는 순간은, 우리가 '영웅'이라 믿었던 이들이 배신을 할 때다. 혹은, 노벨 위원회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인물에게 면죄부를 줄 때다. 미얀마의 아웅산 수치를 기억하는가? 가녀린 몸으로 독재에 맞서던 '민주화의 꽃'. 그녀가 노벨 평화상을 받았을 때 전 세계가 환호했다. 그러나 권력을 잡은 그녀는 로힝야족 학살 앞에서 침묵했다. 아니, 방관했다. 민주화의 여신이 소수 민족의 학살을 외면하는 그 순간, 노벨 평화상의 권위는 흙탕물 속에 처박혔다. 상은 그녀에게 주어졌지만, 역사는 그녀의 침묵을 유죄로 선고했다.

 

페터 한트케의 문학상 수상은 또 어떤가. 문학적 성취가 아무리 뛰어나다고 한들, "스레브레니차 학살은 없었다"라고 떠드는 이를, 전범 밀로셰비치의 장례식에서 헌사를 바친 이를 우리가 축하해 줄 수 있는가? 예술과 도덕은 분리될 수 있다는 고상한 말장난으로 덮기엔, 희생자들의 피가 너무나 붉다. 노벨 위원회의 이 오만한 결정은 문학이 인간의 고통 위에 군림할 수 있다는 위험한 착각을 심어주었다.

 

섣부른 희망, 혹은 정치적 쇼: 오바마와 키신저

 

노벨 평화상은 종종 '결과'가 아닌 '기대'에 상을 준다. 하지만 그 기대가 빗나갈 때, 상은 희극이 된다.

 

헨리 키신저는 베트남 전쟁을 끝낸 공로로 상을 받았지만, 전쟁은 그 후로도 계속되었고 수많은 생명이 스러져갔다. 사람들은 물었다. "전쟁광에게 평화상을 주는 것이 노벨의 유언인가?" 버락 오바마의 수상 역시 마찬가지였다. 취임한 지 1년도 채 안 된, 아직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한 대통령에게 상을 준 건 노벨 위원회의 '팬심' 아니었을까? "핵 없는 세상을 만들라"라는 격려였다고 포장하지만, 그것은 명백히 시기상조였고, 결국 노벨상을 정치적 도구로 전락시켰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2025년의 파국: 꺼져버린 횃불, 그리고 마차도의 악수

 

그리고 이제, 우리는 가장 최근의, 어쩌면 가장 충격적인 2025년의 추문을 마주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그녀의 평화상 수상은 전례 없는 파열음을 냈다. 이것은 단순한 논란이 아니다. 전통의 붕괴다. 수상자를 축하하기 위해 매년 오슬로의 밤을 밝혔던 '횃불 행진'이 취소되었다. 왜? 주최 측조차 "그녀의 가치가 우리의 가치와 맞지 않는다"라고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마차도는 수상 직후, 전 세계가 우려하는 가자 지구의 비극을 주도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6만 7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그 참혹한 현장의 지휘관에게 "단호한 결정"이었다며 축하를 건넸다. 이 장면은 2025년 노벨상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블랙 코미디다. 평화상을 받은 자가 전쟁의 불길을 부채질하는 꼴이다. 마차도의 수상은 노벨 평화상이 더 이상 보편적 인류애를 대변하지 못하고, 특정한 서방의 지정학적 이해관계에 갇혀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가 되었다. 그녀가 쥔 메달은 평화의 상징이 아니라, 피 묻은 악수의 증표처럼 보였다. 횃불이 꺼진 오슬로의 밤거리는, 길을 잃은 노벨상의 현재를 상징하는 가장 비극적인 미장센이었다.

 

거울 앞에 선 우리

 

노벨상은 신이 내린 계시가 아니다. 그것은 오류 투성이인 인간들이 모여서 결정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행사일 뿐이다. 우리는 노벨상이라는 권위에 맹목적으로 고개를 숙일 필요가 없다. 오히려 우리는 물어야 한다. "이 상이 과연 시대의 정의를 대변하고 있는가?" 역사는 증명한다. 메달의 광채는 영원하지 않지만, 그 메달이 드리운 그림자는 길고 짙다는 것을. 파스테르나크의 눈물, 아웅산 수치의 침묵, 그리고 2025년 마차도의 기만적인 악수까지. 이 모든 논란의 역사는 노벨상이 '완성된 권위'가 아니라, 여전히 '시험받는 가치'임을 웅변한다.

 

결국, 노벨상의 진정한 가치는 수상자 명단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명단을 두고 우리가 치열하게 고민하고, 분노하고, 토론하는 그 과정 자체에 있다. 황금 메달이 녹슬지 않으려면, 우리는 끊임없이 그 메달을 의심의 헝겊으로 닦아내야 한다. 횃불은 꺼졌을지언정, 평화를 향한 우리의 감시와 질문은 멈추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작성 2025.12.09 20:47 수정 2025.12.09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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