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어떠셨나요? 지난해와 달라진 것들이 있는지요.
저는 말은 좀 더 어눌해졌고, 몸은 생각과 달리 움직여지던데요. 최근에는 눈다래끼가 나서 수술했더니 의사가 의아해할 정도로 회복이 더딥니다.
게다가 껄끄러운 생각에 사로잡히면 일상생활이 잠시 멈춘 듯합니다.
남편과 사소한 일로 다투고 뚱해 있었는데 수영 2 시간하고 돌아오니 차 트렁크가 열려있습니다.
열고나서 뇌작용이 멈춘 걸까요. 기억이 까맣게 없습니다.
또 간만에 친구와 함께 보낸 1박 2일 동안 친구의 ‘나잘났다’식의 단정적인 말투를 시비해서일까요. 휴대폰 패턴을 잊어버렸습니다. 서비스센터에 방문해서 초기화하고야 폰을 열어볼 수 있었습니다. 전화번호를 다 날려버렸습니다.
평소에 마뜩잖던 지인이 제말에 태클을 걸어오니 눈앞이 캄캄해져 허둥대다 일주일을 눈뜨자마자 그녀의 얼굴이 어른거리는 고문을 당했습니다. 작심하고 108배와 명상을 며칠 하고선 겨우 가라앉혔습니다.
치매 엄마의 단기 기억력과는 다른데요. 엄마야 씻으려고 옷을 벗는 중에 힘겹게 한쪽 팔을 뺏다가 아차 입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다시 끼우고, 욕실에 들어가다가 다시 나오고, 신발을 신었다 벗었다 반복하고, 밥을 한술 떠서 입으로 가져오는가 싶더니 물 컵에 퐁당 빠뜨리는 식으로 기억이 짧은 거고 하나의 생각에 온몸을 빠뜨리고 있는 제 눅눅함과는 다르겠지요.
무언가에 사로잡혀있으니 정상적인 생활을 할 여유마저 없달까.
이만저만 손해가 아닙니다. 흐릿하고 무거운 마음은 여과 장치 없이 곧바로 몸으로 드러나니 말입니다.
누군가는 바쁜 일 없으니 사소한 걸 붙들고 호강에 겨워 요강 깨는 소리 한다 할 테지요. 크든 작든 근심 안에 있는것이 기본값이된 모양입니다.
돌이켜보면, 욕심이 화를 불렀다 싶습니다. 남편이 내편을 들어주기를 바라는 마음, 친구를 통해 잘난 척하고픈 내 욕구를, 지인의 말을 통해 호응을 얻고픈 내 욕심이 낳은 내 괴로움이다 싶은데요.
새해에는 내가 나를 괴롭히지는 말자로 계획을 세워봅니다. 이미 가진 게 많음을 아는 게 수행이라지요. 시 한 구절이 떠오릅니다.
멀리 있는 사람이 고맙다.
아침저녁 찬바람 맑은 하늘 흰구름이 고맙다.
오늘도 살아 있는 내가 더 고맙다 –고맙다/나태주-
2026년 며칠 안 남았습니다.
‘살아있음에 감사합니다’하고 아침에 눈을 떠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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