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수많은 종류의 말(語)들이 있다. 달변(達辯)과 논변(論辯)은 다르고, 논담(論談)과 농담(弄談)은 다르고, 재담(才談)과 악담(惡談)은 다르고, 진언(眞言)과 참언(讒言)은 다르고, 감언(甘言)과 간언(諫言)은 다르고, 이설(異說)과 정설(正說)은 다르다. 서로 다른 이런 말들은 그 사람의 인성과 인품과 인격을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 따라서 말을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한다.
말을 함부로 하지 말라는 뜻을 함축하고 있는 “삼복백규(三復白圭)”라는 사자성어의 유래가 재미난다. 삼복백규(三復白圭)라는 말을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백규(白圭)를 세 번 반복하다”는 말이다. 이는 말을 함부로 하지 말고 신중하게 하라는 말로서 공자의 제자 남용(南容)이 “백규(白圭)”라는 내용의 시(詩)를 하루에 세 번을 반복하여 읽자 공자가 이를 보고 자기 형님의 딸을 아내로 삼게 했다는 데서 유래한다.
삼복백규(三復白圭)의 삼(三)은 세 번을 나타내는 구체적인 숫자가 아니라 만세삼창의 경우처럼 많은 횟수를 뜻하고, 백규(白圭)는 『시경(詩經)』의 「대아(大雅) 억편(抑篇)」에 나오는 시(詩)로서 “백규지점 상가마야, 사언지점 불가위야(白圭之點 尙可磨也, 斯言之點 不可爲也: 흰 옥의 티는 갈아 없앨 수 있지만, 천한 말의 티는 어찌할 수 없도다)”라는 구절에 나오는 말이다. 대아(大雅)란 가까운 친구를 존중해 부르는 말로서 아무리 가까운 친구라도 말을 함부로 하지 말라는 뜻이 담겨있는 말이다.
이 시(詩)를 공자의 제자 남용(南容)은 하루에 세 번씩 반복해서 외움으로써 말조심에 대한 일관된 실천의지를 다졌다는 것이다. 『명심보감(明心寶鑑)』에도 “희로재심 언출어구(喜怒在心 言出於口: 희로애락은 마음에 있지만, 결국 말을 통해 밖으로 나오게 된다)”라는 문구가 있는데 이 역시 말을 함부로 하지 말라는 경고문이다.
우리는 가까운 친구들이 서로 다툴 때 “아무리 화가 나도 할 말이 있고, 해서는 안 될 말이 있다”고 충고할 때가 많다. 마구 내뱉은 한 마디가 지난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을 모두 지워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코 해서는 안 될 말을 하고 나면 아무리 후회해도 이미 그 말을 하지 않았던 것처럼 주워 담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고 한다. 실제로 분노에 찬 말은 그 말을 하는 본인에게도 고통이 된다. 내가 내뱉은 분노는 상대만 괴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뱉는 내 스스로를 괴롭게 하기 때문이다. 부처님의 말씀을 담아놓은 법구경(法句經)에도 “농담이라도 함부로 말하지 말라. 상대는 마음이 상하고 상처를 받는다.”는 귀절이 있다. 그래서 현자들은 모두 “가래침보다 더 더럽고 위험한 것은 험하고 거친 말”이라고 입을 모은다. 가래침은 물로 씻어낼 수 있지만 함부로 내뱉은 말은 물로 씻어낼 수도 없는 그야말로 엎질러진 물이다.
오늘날 매일같이 뉴스에 나오는 우리 정치권 인사들의 말을 보면 정말 나라를 다스리는 지도자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인가를 의심할 만큼 험한 쌍말들이 너무 많다. 그들이 아무리 좋은 말을 골라서 한다 해도 국민들이 못 살겠다고 아우성을 치면 여야를 불문하고 이미 그들은 모두 중벌을 받아 마땅할 사람들이다. 그들이 국정을 제대로 이끌었다면 국민들이 못 살겠다고 아우성 칠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여야는 서로 삿대질을 하면서 자기네는 아무 잘못이 없고 상대방만 잘못했다고 우긴다. 참으로 못나고 비겁한 자들이다.
국회의원들은 국민으로부터 국정을 제대로 이끌어 달라는 명령을 받은 수명자(受命者)들이다. 이는 국민은 상전(上典)이고 국회의원은 국민들이 시키는대로 해야할 하인(下人)이라는 말이다. 상전은 하인에 대해 절대적 권리를 가진다. 시키는 대로 일을 하지 않거나 못하면 언제든지 쫓아낼 수 있다. 그런 하인들이 상전인 국민들의 입에서 못 살겠다는 아우성이 터져 나오도록 한다는 것은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들의 탄핵을 받고 쫓겨나야 마땅할 것이다. 특히 다수라는 힘을 과시하며 일하는 행정부와 사법부 사람들의 손발을 꽁꽁 묶어 아무 일도 못하게 하는 자들은 가장 먼저 탄핵받아야 할 자들임이 분명하다.
그런 자들은 “사슴을 말(馬)로 만들어내는 지록위마(指鹿爲馬)”의 주인공들인 동시에 “세 사람이 작당하여 마을에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것을 기정사실로 만드는 삼인성호(三人成虎)”의 가짜 뉴스를 만들어내는 주인공들이다. 지금이라도 그런 못된 짓만 하고 다니면서도 잘 먹고 잘 사는 그들의 재산과 비리를 철저히 조사하여 숨김없이 공개한 후 법적 심판은 물론이고 나라의 주인인 국민의 호된 심판을 받도록 하자.
-손 영일 컬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