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 인공지능 정책 전반을 아우르는 법적 틀이 한층 강화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 개정안이 12월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활용을 확산하고,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개정안은 최민희·이정헌·장철민·최보윤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9건의 법안을 국회 심사 과정에서 여야 합의로 병합해 마련됐다.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상황에서, 공공부문이 AI 산업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보완한 것이 핵심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국가 AI 정책 컨트롤타워의 위상 강화다. 기존 대통령 소속 국가인공지능위원회는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로 명칭이 변경되고, 심의·의결 기능이 법률에 명확히 규정됐다. 이에 따라 AI 정책과 사업의 조정, 부처 간 협업, 투자 방향 설정, 전문인력 양성, 데이터 활용 촉진 등 주요 사안에 대한 조정력이 강화됐다.
첨단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 기반도 제도화됐다. AGI 등 차세대 인공지능 기술을 겨냥한 인공지능연구소 설립·운영 근거가 법에 신설되면서, 정부는 물론 대학과 기업도 연구소 설립 주체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근거도 함께 마련돼 중장기 연구 생태계 조성이 가능해졌다.
공공부문 AI 수요 창출을 위한 제도 역시 새롭게 도입됐다. 국가기관 등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거나 용역을 발주할 때 AI 기반 제품·서비스를 우선 고려하도록 했으며, 이를 도입한 과정에서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담당자가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경우 배상 책임을 면제하도록 했다. 공공 현장의 ‘책임 부담’이 AI 도입의 걸림돌로 작용해 왔던 점을 제도적으로 해소한 셈이다.
창업과 인력 분야 지원도 강화됐다. 중앙행정기관은 중소벤처기업부와 협의해 벤처투자모태조합을 활용한 AI 창업 지원 펀드를 조성할 수 있게 됐으며,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형태의 펀드 조성 근거도 포함됐다. 아울러 AI 전문인력에 대해서는 교육훈련 프로그램, 취업 지원, 공직 진출 기회 확대, 국제 교류 활성화, 근로환경 개선 등 종합적인 지원이 가능해졌다.
공공데이터 활용과 교육 영역에서도 변화가 있다. 인공지능 기본계획 수립 시 공공데이터를 학습용 데이터로 제공하기 위한 기준과 범위를 포함하도록 해 데이터 활용 기반을 명확히 했으며, 국민을 대상으로 한 AI 기술 이해 및 활용 교육 지원 근거도 마련됐다.
사회적 포용성 강화를 위한 조항도 이번 개정의 중요한 축이다. 장애인과 고령자 등 AI 취약계층의 의견을 국가 AI 정책 수립 과정에 반영하도록 했고, 경제적 여건으로 AI 제품·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국민에 대해 국가와 지자체가 비용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법에 담았다.
정부는 이번 개정으로 AI기본법의 역할이 한층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기존 AI 연구개발과 데이터 구축 중심에서 벗어나, 수요 창출과 인력·창업·접근성까지 아우르는 종합 지원 법률로 자리매김했다는 설명이다. 개정안은 국무회의와 대통령 재가를 거쳐 AI기본법 시행일인 2026년 1월 22일에 맞춰 시행된다. 다만 시행령 개정이 필요한 일부 조항은 공포 후 6개월 뒤 적용될 예정이다.
배경훈 부총리는 “이번 개정안 통과는 정부와 국회가 협력해 AI 산업의 제도적 토대를 다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AI기본법이 산업 현장의 든든한 기반이 되도록 후속 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국가 AI 정책의 조정력 강화, 공공부문 수요 확대, 연구·창업·인력 지원, 취약계층 접근성 보장을 포괄한다. 이를 통해 AI 기술 확산 속도를 높이고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AI기본법 개정은 단순한 제도 보완을 넘어, 공공과 민간을 잇는 AI 성장 구조를 설계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향후 시행령과 후속 정책의 실행력이 법 개정의 성과를 가늠하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