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가 등록되면 권리관계가 확정된 것으로 인식되기 쉽지만, 실제로는 등록 이후에도 청구항 해석과 유효성을 둘러싼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활용되는 제도가 특허 정정 제도로, 등록된 특허의 내용을 일정 범위 내에서 보완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적 장치다.

특허 정정 제도는 이미 등록된 특허에 대해 명세서, 청구항 또는 도면의 기재를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수정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는 특허권자에게 권리를 보다 명확히 정리하고, 잠재적인 무효 사유를 제거할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다. 다만 정정은 새로운 발명을 추가하거나 권리범위를 확장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최초 출원 당시 공개된 내용 범위 내에서의 보완만 허용된다.
정정은 언제든지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로 무효심판이나 특허 침해소송이 진행 중인 경우에 방어 전략의 일환으로 활용된다. 이와 별도로, 분쟁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특허권자가 스스로 정정심판을 청구해 장래 분쟁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예방적 정정을 시도할 수도 있다. 실무에서는 특히 무효심판 대응 과정에서 정정 여부가 사건의 향방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법에서 허용하는 정정 범위는 명확히 제한돼 있다. 대표적인 유형은 청구항의 감축이다. 권리범위를 좁히는 방향으로 청구항을 삭제하거나 구성요소를 추가로 한정하는 것은 허용된다. 또한 명백한 오탈자나 기술적 오류와 같은 잘못된 기재를 바로잡는 정정도 가능하다. 이와 함께 불명확한 표현을 보다 명확하게 다듬는 정정 역시 허용되지만, 이는 반드시 기존 명세서에 기재된 내용을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예를 들어 명세서에 ‘연결부’라고만 기재된 구성을 ‘볼트에 의해 체결되는 연결부’로 구체화하는 것은 허용될 수 있다. 반면, 출원 당시 전혀 언급되지 않았던 새로운 결합 방식이나 기능을 추가하는 것은 정정 범위를 벗어난다.
특허 정정에서 가장 중요한 제한 원칙은 권리범위 확장 금지다. 정정을 통해 기존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실시 형태가 새롭게 포함된다면, 이는 명백한 권리범위 확장으로 판단돼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정정은 본질적으로 권리를 좁히는 방향으로만 가능하다고 이해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 하나의 핵심 원칙은 신규사항 추가 금지다. 정정 내용은 반드시 최초 출원 시의 명세서와 도면에 근거해야 하며, 출원 당시 공개되지 않았던 재료, 구조, 작용 효과를 사후적으로 보완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 원칙은 출원 단계에서 명세서를 충분히 구체적이고 충실하게 작성해야 하는 이유와 직결된다.
실무적으로 특허 정정은 단순한 문구 수정에 그치지 않는다. 무효심판 과정에서 선행기술과 충돌하는 청구항을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 일부를 포기하고 유효성이 인정될 수 있는 범위만을 남길 것인지는 전략적 판단이 요구되는 영역이다. 많은 경우 ‘넓지만 불안정한 특허’보다 ‘좁지만 유효한 특허’가 실질적인 권리 행사 측면에서 더 큰 가치를 가진다.
결국 특허 정정 제도는 등록된 특허를 자유롭게 고치는 제도가 아니라, 엄격한 제한 아래에서 특허를 지키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정교한 법적 장치다. 그 성패는 출원 단계에서의 명세서 완성도와, 분쟁 상황에서의 전략적 판단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 칼럼니스트 특허법인 서한 변리사 김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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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력
- 고려대학교 기계공학과
- 경력
- 특허청 특허심판원 국선대리인
-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 기술보호 지원반
- 발명진흥회 특허기술평가 전문위원
- 발명진흥회 지식재산 가치평가 품질관리 외부전문가
- 중소기업중앙회 경영지원단
- (사)서울경제인협회 지식재산 자문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