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포우편물을 오늘 배달할 예정입니다.’
출근 후 업무를 시작할 즈음 우체국에서 보내 준 문자 한 통을 받았다. 누가 소포를 보냈지? 나는 설렘으로 온종일 기분이 좋았다. 언제나 기대감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여행을 앞두고 아직 길을 나서지도 않았는데, 이미 마음만은 어딘가로 떠나있는 것처럼. 퇴근 시간이 되자 맛있는 것 먹자는 동료의 저녁 제안도 거절하고, 설렘을 품은 채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내가 오기만을 기다린 듯 소포 상자는 얌전히 책상 위에서 퇴근하는 나를 맞이했다. 나는 조심히 상자를 열었다. 구겨진 신문뭉치로 포장한 투박함에서 보내준 이가 떠올라 웃음이 났다. 그리고 이내 모습을 드러낸 상자 안 선물들. 그 순간을 오래 마음에 담고 싶어 나는 카메라의 셔터를 눌렀다.
소중하게 하나씩 하나씩 꺼낼 때마다 마치 어렸을 적 종합선물세트를 열어 보는 어린아이가 된 듯했다. 어렸을 적 특별한 날에나 받아 볼 수 있었던 과자 종합선물 세트! 그 시절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평소에는 먹기 어려운 맛있는 과자들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어느새 나의 눈가에는 촉촉함이 가득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먹먹한 느낌. 상자 안에는 내가 좋아할 만한, 나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들로 여러 개 들어있었다. 그중 책도 있었는데 책장을 후루룩 넘기다 앞표지 빈 여백에 쓰인 글귀에 시선이 멈췄다. 몇 줄 안 되는 짧은 글이었지만 나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전달되기엔 충분했다.
내가 뭘 좋아하고, 필요할지 아마도 며칠을 고민했을 터, 그리고 그걸 사기 위해, 또 빠른 배송으로 안전하게 보내기 위해 시간과 정성을 들였음을 잘 알기에 고마움이 내 안에 넘쳐났기 때문이다.
문득 이 시간 가족들이 집에 없다는 사실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밌는 영화나 드라마를 함께 보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감동적인 장면의 경우 혼자 조용히 보고 싶을 때가 있는 것처럼 이 순간의 행복함과 감사함을 오롯이 혼자 느낄 수 있게 충분한 시간을 나에게 할애하고 싶어서이다.
선물은 말로 다 하지 못한 마음을 전하는 또 하나의 표현 방식이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우리는 선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의 진심을 확인할 수 있다. 선물을 건넬 때는 받는 사람의 취향과 필요, 그리고 현재의 상황을 헤아려 어떤 감정을 전하고 싶은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할 듯하다. 건네는 타이밍과 정성스런 포장, 짧은 손 글씨를 더한다면 선물이 주는 감동을 더욱 깊게 만들 수 있다. 또 생일처럼 특별한 날에 주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가끔은 평범한 일상에서 선물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기대하지 않은 선물을 받을 때의 기쁨은 두 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상자 안에 들어 있던 소중한 마음을 꺼내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두었다. 나의 시선이 닿는 곳에 두고, 바라볼 때마다 그리고 사용할 때마다 보내 준 사람을 떠 올리려 한다. 언젠가는 사용해서 없어지겠지만 선물을 받았을 때의 그 느낌은 오랫동안 내 안에 남아 있을 것이다. 선물은 그렇게 나의 일상 속에 놓여, 그 사람의 따뜻한 마음을 대신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