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현재 민주주의국가든, 사회주의국가든, 공산주의국가든 나라를 불문하고 모든 국가의 기본구조는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라는 삼권분립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삼권분립은 문자 그대로 세 다리를 가진 삼족향로(三足香爐)처럼 3개의 다리가 똑같은 크기와 비중을 가지고 공존하는 사회가 가장 안정된 사회가 된다는 사상에 그 근본을 두고 있다. 즉, 세 다리 중 어느 하나가 너무 길거나 짧으면 그 향로가 제대로 서 있지 못하는 것처럼 국가의 기본 틀인 3부의 권력과 기능이 서로 차이나면 국가가 안정될 수 없다는 사상을 근본으로 한다.
고대 왕조시대 때 있었던 삼사(三司) 제도도 현대적 의미에서 보면 삼권분립과 같은 것이었다. 태조 왕건은 재정과 회계의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점차 독립적인 재정 운영 기관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늘어나자 관료적 운영 시스템을 더욱 체계화하고, 왕권과 귀족세력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하나의 장치로 삼권분립 사상을 바탕으로 하는 삼사(三司)제도를 도입하게 되었다.
근대적 의미의 삼권분립제의 출발점은 영국의 존 로크(John Locke)가 제창한 행정과 입법의 양권분립이었다. 이 양권분립을 삼권분립으로 발전시킨 사람은 프랑스의 정치사상가 몽테스키외(Montesquieu)였다. 몽테스키외가 삼권분립을 체계화할 때 중점적으로 관찰한 것은 고대 로마의 삼두정치(三頭政治, Triumvirate)였다. 삼두정치(三頭政治)는 공화정이 무너지고 일인체제의 제정(帝政)으로 가는 과도기의 정치체제였다.
몽테스키외는 그런 로마 정치를 연구하면서 집정관이 두 명에서 세 명으로 늘어났는데 왜 로마의 공화정은 몰락하고 오히려 제정(帝政: 황제정치)이 되었는가를 진지하게 연구했다. 그 결과 몽테스키외는 세 명이든 네 명이든 권력자가 입법, 사법, 행정 등, 국가의 모든 권능을 틀어쥐면 결국 민의는 무너지고 권력자들끼리의 암투가 벌어져 누가 이기든 최후의 1인에 의한 독재는 피할 수 없게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현재의 삼권분립제에 의하면 행정부의 수장은 대통령이고, 입법부의 수장은 국회의장이고, 사법부의 수장은 대법원장이다. 그러나 그 수장을 뽑는 방법은 각각 다르다. 대통령은 국민직선제로 뽑고, 국회의장은 국회위원들이 뽑고, 대법원장은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를 받아 임명한다. 삼권분립제는 삼권이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가진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는데 왜 행정부 수장만 국민직선제로 뽑고 입법부 수장과 사법부 수장은 간선제를 통해서 뽑는단 말인가?
더욱이 행정부는 행정고시를 통해, 사법부는 사법고시를 통해 요원들을 뽑은 후 행정연수원과 사법연수원을 통해 전문가들로 양성하는데 왜 입법부만은 선거를 통해 의원들을 뽑는단 말인가? 당연히 입법부도 입법고시를 통해 의원들을 뽑고 입법연수원을 통해 의원들을 양성해야 형펑성이 맞을 것 아닌가? 특히 입법고시를 통해 입법부 요원(의원)들을 뽑고 입법연수원을 통해 전문가들을 양성하면 정당이 필요 없어질 것이다. 행정부와 사법부에는 정당이 없는데 왜 입법부에만 정당이 있어야 한단 말인가? 이건 삼권분립제가 아니라 삼권차등제가 되고도 남는다.
특히 나라마다 정당정치를 제도화하는 바람에 들어가는 소비성 국가예산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정당정치는 건달정치라는 말이 있듯 예나 지금이나 선거 때마다 없어지는 소비성 지출이 정말 많다. 따라서 선거가 없어지고 입법고시가 도입된다면 소비성 정당예산과 입법예산은 얼마든지 절감될 것이다. 선거 때문에 소비되는 국가예산은 생산성이 전혀 없는 소비성 예산이다. 물론 지역예산 나눠먹기와 선심성 퍼주기 예산도 상당히 줄어들 것이다.
이렇게 행정부도, 입법부도, 사법부도 모두 고시를 통해서 요원들을 뽑고 연수원을 통해 전문가들을 양성하면 누가봐도 삼권이 평등한 권한을 가지고 분립하는 진짜 삼권분립제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국회의원들의 저질스런 자질이 문제되는 경우가 훨씬 줄어들 것이다.
정치를 혁신하자면 이런 획기적인 혁신을 한번 해보자. 아직은 그런 삼권분립제를 실시한 전례도, 나라도 없다고요? 참으로 남을 따라하는 추종정신이 뼛속까지 배인 추종론자들의 생각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추종정신으로 언제 앞선 나라, 일등 나라, 최고 선도국이 되겠는가? 남의 것을 따라하는 것이 진절머리가 나지도 않은가? 우리는 왜 세계 최초의 제도를 창도하면 안된단 말인가? 우리는 왜 남들을 따라만 해야 한단 말인가?
-손 영일 컬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