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비가 차갑게 내리던 2025년 12월 16일 오후 6시, 필자는 11년 만에 다시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 첫 발병 당시 오른쪽 편마비라는 흔적이 남았으나, 꾸준한 병원 처방약 복용과 한의원 치료, 건강기능식품 섭취, 재활운동 등으로 아무런 후유증 조짐 없이 혈압도 정상으로 일상을 보내왔기에 이번 재발은 더욱 당혹스러웠다.
지하철을 타러 가던 중 갑자기 하반신 힘이 풀리며 주저앉은 순간, 본능적으로 11년 전의 어둠이 다시 찾아왔음을 직감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신을 놓지 않고 119 구급차에 몸을 실어 한양대학교구리병원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다시 만난 정진환 교수는 실력 있는 의사를 넘어, 새벽 5시면 모든 환자의 증상을 일일이 살피는 헌신적인 인술의 소유자였다.
뇌출혈은 뇌 속 혈관이 터지며 발생하는 질환으로, 한 번 발병하면 수년이 지나도 재발할 위험이 늘 잠재되어 있다. 필자처럼 오랜 시간 철저하게 약을 챙기고 한방 치료와 건기식까지 병행하며 관리해 왔더라도, 혈관 건강은 예고 없이 다시 무너질 수 있다. 뇌혈관 질환은 '완치' 라는 마침표가 있는 병이 아니라 평생 동안 관리하고 다스려야 하는 만성 질환임을 깨달아야 한다. 특히 마비나 힘 빠짐 같은 이상 신호가 왔을 때 즉시 전문 병원을 찾는 판단력이 생존의 핵심이며, 이는 단순한 의학적 지식을 넘어 생존을 위한 필수 상식이다.
사건은 비 내리는 겨울 저녁, 지하철역 입구에서 발생했다. 필자는 평소와 다름없이 이동하던 중 갑작스러운 다리 마비로 인해 그대로 주저앉았다. 11년 전 처음 뇌출혈이 발생했을 때는 의식을 잃어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으나, 이번에는 뚜렷한 의식 속에서 119에 도움을 요청했다. 신속하게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었고, 검사 결과 다시 한번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곧바로 중환자실로 입원하여 정진환 교수의 집중 관리를 받게 되었고, 며칠간의 치료 끝에 상태가 안정되어 일반 병실로 옮겨져 본격적인 회복 치료를 진행했다.
새벽 5시, 중환자실의 모든 생명을 살피는 발소리
중환자실에 누워 있는 동안 필자의 마음을 가장 깊게 울린 것은 정진환 교수의 성실한 회진이었다. 정 교수는 매일 오전 5시만 되면 어김없이 중환자실에 나타나 필자뿐만 아니라 수용된 모든 환자의 상태를 하나하나 직접 살폈다. 모두가 잠든 고요한 시간, 정적을 깨는 그의 발소리는 환자들에게 그 어떤 약보다 강력한 치유의 힘이 되었다. 단순히 차트를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환자들의 눈동자와 움직임을 세심히 체크하며 아침을 여는 그의 헌신은, 병마와 싸우는 이들에게 반드시 회복할 수 있다는 깊은 신뢰와 안정감을 심어주었다.
기후 변화가 바꾼 뇌졸중의 법칙
일반 병실로 옮긴 뒤 회진 시간에 정진환 교수는 필자에게 뼈아픈 조언을 건넸다. 앞으로는 이전보다 훨씬 더 세심하게 건강을 돌봐야 한다는 당부였다. 특히 정 교수는 "과거에는 추운 겨울철 발병률이 70%였지만, 지금은 기후 변화와 에어컨 대중화로 인해 여름과 겨울의 발생 비율이 5:5가 되었다"는 사실을 일러주었다. 더 이상 계절에 따른 안전지대는 없으며, 여름철 과도한 냉방 등 실내외 온도 차에 노출되는 환경 역시 혈관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경고였다. 그는 약물 치료만큼이나 사계절 내내 꾸준한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재발을 막는 유일한 길임을 거듭 강조했다.
필자의 이번 재발 경험은 뇌건강을 관리하는 이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아무리 철저히 약을 먹고 관리를 잘해왔더라도 뇌질환은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다는 긴장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겨울만 조심하면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에서 벗어나, 사계절 내내 자신의 몸을 관찰하고 운동하는 태도가 왜 중요한지 일깨워준다. 정 교수의 헌신적인 회진과 조언을 통해 많은 독자가 일상 속에서 건강한 습관을 실천하고 예방에 힘쓰게 되는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한다.
11년 만에 다시 찾아온 위기는 정진환 교수의 헌신과 필자의 빠른 대처가 만나 새로운 생명의 기회로 바뀌었다. 뇌건강은 병원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다시 시작된다는 정 교수의 말씀을 가슴 깊이 새긴다.
"언제나 조심하고 운동을 생활화하라"는 그의 진심 어린 조언은 필자뿐만 아니라 뇌건강을 염려하는 모든 이들에게 가장 소중한 지침이 될 것이다. 생사의 문턱에서 돌아온 필자가 전하는 이 기록이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예방 주사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작성자 및 주체 소개] 본 기사는 뇌출혈 재발을 직접 경험한 필자의 투병기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자문을 맡은 정진환 교수는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신경외과 전문의로서 뇌혈관 분야의 풍부한 경험과 매일 새벽 환자 전체를 직접 살피는 숭고한 의료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