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3년간 축적된 기상 관측 자료 분석 결과, 우리나라의 기온 상승과 극한 기후 현상이 구조적으로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10년간 폭염과 열대야 증가 속도는 과거 장기 평균을 크게 웃돌며,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기후 격차가 확대되는 양상이 확인됐다.
기상청은 1912년부터 2024년까지의 관측 자료를 종합 분석한 ‘우리나라 113년 기후변화 분석 보고서’를 통해 국내 기후 환경이 뚜렷한 전환 국면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전국 주요 관측 지점의 기온, 강수량, 극한기후지수를 토대로 장기 변화 흐름과 최근 기후 특성을 비교·분석했다.
분석 결과, 우리나라 연평균기온은 지난 113년 동안 10년당 평균 0.21도씩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910년대 평균기온은 12.0도 수준이었으나, 2010년대에는 13.9도로 높아졌고 2020년대에는 14.8도까지 상승했다며, 보고서는 이러한 흐름에 대해 ‘최근 10년간의 기온 상승 폭이 과거 100년 상승분의 절반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폭염과 열대야 발생 빈도 역시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1910년대 연평균 폭염일수는 7.7일이었으나 2020년대에는 16.9일로 두 배 이상 늘었고, 열대야일수는 같은 기간 6.7일에서 28.0일로 급증했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여름철 고온 현상이 일시적 이상 기상이 아닌 상시적 기후 특성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수 특성 변화도 주목된다. 연간 강수일수는 장기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연강수량과 강수 강도는 오히려 증가했다. 비가 내리는 날은 줄어든 반면,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집중되는 형태가 강화됐다는 의미로, 시간당 50mm 이상의 강수와 호우일수 증가가 이를 뒷받침한다.
지역별 분석에서는 기후 변화의 공간적 불균형이 확인됐는데, 중부 내륙과 수도권, 강원 영서 지역에서 평균기온과 최저기온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특히 도시 지역은 비도시 지역보다 최저기온이 높아지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도시와 비도시를 비교한 결과, 최고기온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최저기온은 도시 지역이 평균 1.3도 더 높았고, 열대야일수는 도시에서 비도시 대비 약 2.2배 더 많이 발생했으며, 증가 속도 역시 도시 지역이 더 가팔랐다. 보고서는 “1970년대에는 도시와 비도시의 열대야일수 차이가 크지 않았으나, 2020년대 들어 격차가 크게 확대됐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이러한 변화가 국민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폭염과 열대야는 건강 취약계층의 부담을 키우고, 집중호우는 도시 인프라와 재난 대응 체계의 안정성을 시험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보고서는 농업, 에너지, 보건, 산업 전반에서 기후 변화에 대한 체계적인 적응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이번 분석과 관련해 “최근 기후 변화는 기온 상승과 함께 폭염, 열대야, 호우 등 극한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 재해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기후 변화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과학적 분석을 통해 신뢰도 높은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