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경은 답이 아니라 질문이다”
― 송민원 교수가 새롭게 풀어낸 창세기의 수평적 읽기
“성경은 답을 주는 책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히브리어의 시간』으로 이미 성경 언어학의 깊이를 보여준 송민원 교수가 이번에는 『태초에 질문이 있었다』를 통해 창세기를 완전히 새로운 시선으로 풀어냈다. 그가 제안하는 방식은 기존의 ‘수직적 읽기’―즉,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명령과 복종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 해석―에서 벗어나, 인간과 인간, 인간과 피조물 사이의 관계를 따라가는 ‘수평적 읽기’다.
송 교수는 창세기를 단순한 신학적 명제의 모음이 아니라,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 질문으로 다시 불러낸다. 그는 말한다. “하나님은 대답을 주시는 분이기보다, 우리를 질문의 자리로 이끄신다.” 이 책은 바로 그 질문의 자리에서 신앙을 다시 세우려는 시도이다.
우리가 오랫동안 익숙하게 읽어 온 성경의 틀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명령의 구조였다. 하나님은 명령하고, 인간은 순종한다. 그러나 송민원 교수는 창세기의 세계를 ‘가로로 흐르는 이야기’로 다시 읽는다.
그는 창세기를 신과 인간의 단선적 관계가 아닌, 인간과 인간, 인간과 피조물이 얽힌 복합적인 서사로 해석한다. 아담과 하와의 불순종은 단순한 죄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의 파열이며, 가인과 아벨의 이야기는 심판보다 인간 존재의 근원적 상처를 드러내는 서사이다. 노아의 홍수나 바벨탑의 붕괴도 ‘벌’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의 욕망과 연대가 무너지는 비극을 보여주는 수평적 사건이다.
이 새로운 관점은 신앙의 세계를 ‘명령-복종’의 틀에서 ‘공존-대화’의 차원으로 확장시킨다. 창세기의 인물들은 더 이상 고대의 전설 속 인물이 아니라, 오늘 우리를 비추는 거울로 다가온다.
송민원 교수가 던지는 핵심 질문은 단 하나다. “너는 누구인가?”
그는 이 질문을 창세기의 첫 장부터 끝까지 이어가며, 독자에게 믿음의 본질을 다시 묻는다.
그에 따르면, 신앙은 답을 갖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놓지 않는 용기에서 시작된다.
창세기는 인간의 기원에 대한 완전한 설명서가 아니라, ‘왜’라는 물음을 품게 하는 이야기다. 인간은 왜 창조되었는가? 죄란 무엇인가? 왜 홍수가 일어났는가? 왜 언어는 흩어졌는가? 이 질문들은 결코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인간의 존재 이유를 향한 근원적 탐구다.
송 교수는 말한다. “성경의 질문은 우리를 불안하게 하지만, 그 불안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을 만난다.”
그가 제시하는 이 신앙의 길은 ‘정답 중심의 신앙’을 살아가는 현대 신자들에게 새로운 도전이 된다.
송민원 교수는 히브리어와 고대 근동 문헌 연구에 기반한 원전 해석으로 창세기의 본뜻을 되살린다.
그는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 담긴 언어적 깊이를 통해 ‘하나님 말씀’의 맥락을 탐구한다.
예를 들어, ‘토후 바보후’(창세기 1:2, 혼돈과 공허)는 단순히 혼돈의 상태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질서 이전의 ‘가능성의 상태’이며, 하나님은 그 가능성 속에서 창조를 시작하신다.
이와 같은 언어적 통찰은 독자로 하여금 성경을 문자적 해석에서 벗어나, 역사적 맥락과 언어의 생명력 속에서 다시 읽게 한다.
그의 해석은 신학서라기보다 인문학적 사유에 가깝다. 성경은 하나의 세계문학이며, 인간 내면의 진실을 드러내는 이야기의 원형이라는 것이다.
『태초에 질문이 있었다』는 단순한 주석서가 아니다.
이 책은 독자 자신을 질문의 현장으로 초대한다. “너는 어디에 서 있는가?” “너는 누구와 함께 있는가?”
창세기의 인물들이 맞닥뜨렸던 질문은 오늘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 책을 읽은 후, 독자는 ‘성경을 읽었다’기보다 ‘성경에게 읽혔다’는 감각을 갖게 된다.
송민원 교수의 해석은 독자를 신앙의 지적 긴장감 속으로 이끈다. 그는 결코 대답하지 않지만, 대신 생각하게 만들고, 묻고, 나아가게 한다.
그의 말처럼, “신앙은 완성된 진리가 아니라, 계속 살아 있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태초에 질문이 있었다』는 창세기의 세계를 새롭게 여는 지적 여정이자, 현대 신앙의 언어를 다시 세우는 신학적 성찰이다.
수직에서 수평으로, 정답에서 질문으로 ― 이 변화는 단순한 읽기의 방식이 아니라, 삶의 태도를 바꾸는 일이다.
이 책은 신앙의 본질을 다시 묻고 싶은 이들, 설교자, 신학생, 그리고 신앙과 삶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긴다.
성경은 여전히 묻는다. “너는 어디에 서 있는가?”
그리고, 그 질문 앞에 서는 순간부터 신앙은 다시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