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배송 우리집 속 주택, 그로브 뒤에 숨은 웨이비룸의 제작 기준


JTBC 예능 ‘당일배송우리집’은 짧은 방송 분량에도 불구하고 유난히 많은 질문을 남겼다. 트럭에서 내려지는 집, 빠른 설치 과정, 정돈된 외관은 분명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방송 직후 온라인에서는 다른 반응이 이어졌다. “겉보기엔 집 같은데, 구조는 괜찮을까”, “컨테이너와 무엇이 다른가”라는 의문이었다. 화면 속 장면만으로는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었다. 그래서 제작 과정을 직접 확인해보기로 했다.

 

웨이비룸 공장은 전시보다 제작이 우선인 공간이었다. 쇼룸을 연상시키는 완성품보다, 외장과 마감이 없는 기본형 구조물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내부 골조와 벽체가 그대로 드러난 이 모델은 의도적으로 ‘미완성’ 상태에 가까웠다. 현장 관계자는 “완성된 모습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이 구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의 출발점은 디자인이 아니었다. 

 

〈사진제공 : 웨이비룸 〉


가장 먼저 시선을 끈 것은 벽체의 두께였다. 줄자로 직접 측정한 수치는 약 260mm. 일반적인 농막이나 이동식 주택에서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벽 내부에는 철골 프레임을 중심으로 EPS 단열재와 우레탄 폼이 복합적으로 채워져 있었다. 외관을 덮기 전 단계에서 이미 단열과 기밀 성능이 결정되는 구조다. 관계자는 “겉을 먼저 만들면, 나중에 손댈 수 없는 문제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바닥 역시 같은 논리로 설계돼 있었다. 작업자가 직접 올라 움직여도 흔들림이나 울림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합판 대신 경량 콘크리트 패널을 적용한 구조였다. 현장 담당자는 “입주 이후 불편이나 민원의 상당수가 바닥에서 발생한다”며 “초기 비용을 줄이는 선택보다 검증된 구조를 반복 적용해왔다”고 말했다. 단기적인 가격 경쟁보다는 장기 사용을 전제로 한 판단이다. 

 

〈사진제공 : 웨이비룸 〉


이러한 기본형 구조를 토대로 방송에 등장한 프리미엄 모델 ‘그로브’가 완성된다. 외장은 철판 대신 시멘트 보드를 사용해 내구성과 질감을 동시에 고려했다. 지붕은 컨테이너형 평지붕이 아니라 전후 경사를 둔 형태로 설계돼 빗물 흐름과 적설까지 감안했다. 현관 앞 포치는 단순한 디자인 요소가 아니라 외부 활동과 프라이버시를 함께 고려한 공간이다. 기본 구조에서 확보한 신뢰가 있었기에 외관 설계는 자연스럽게 확장됐다. 

 

〈사진제공 : 웨이비룸 〉


실내로 들어서면 이동식 주택에 대한 인식은 다시 한 번 바뀐다. 욕실과 주방은 현대리바트와의 협업으로 구성됐고, 거실과 침실은 명확히 분리돼 있다. 거실 창은 양방향 개폐 구조로 채광과 환기를 동시에 확보한다. 여기에 누수·화재 감지 시스템, 원격 제어 도어락 등 주거 안전 요소도 기본 사양으로 포함됐다. 내부 경험은 ‘이동식’이라는 표현보다 일반 주거 공간에 가깝다.

 

이 같은 제작 방식은 시행 1년 차를 맞은 농촌체류형 쉼터 제도와 맞물리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신고만으로 설치가 가능한 이 제도는 세컨하우스 진입 장벽을 낮췄고, 공장에서 제작해 하루 만에 설치하는 방식은 행정 절차와 공사 스트레스를 크게 줄였다. 특히 시공비 부담이 큰 제주나 도서·산간 지역에서 효율성이 먼저 확인되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웨이비룸이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이유다.

 

공장 한쪽 벽면에는 기본형과 프리미엄 모델의 단면도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외관보다 구조를 먼저 공개하는 방식이다. 현장 관계자는 “보이지 않는 기준을 낮추지 않는 것이 브랜드의 정체성”이라고 말했다. 방송에 비친 집은 결과물일 뿐이다. 그 이전에 쌓아온 제작 기준과 선택의 축적이 있었기에 가능한 장면이었다. 빠르게 세워진 집이 아니라, 오래 쌓은 기준 위에 만들어진 집이라는 설명이 이곳에서는 자연스럽게 설득력을 얻는다.















작성 2026.01.06 02:27 수정 2026.01.0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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