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많은 이들이 비슷한 질문 앞에 서 있다. 왜 이렇게 애써도 삶이 나아지지 않는지, 왜 남들보다 뒤처진 것 같은 감각이 사라지지 않는지에 대한 물음이다. 사회는 끊임없이 성과와 속도를 요구하지만,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순간 개인의 실패로 환원되는 경우가 많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은 충분히 버텨냈음에도 스스로를 약하다고 판단하고, 다시 일어설 힘마저 잃어간다.
『버텨냈다는 것은 당신이 그토록 강하다는 증거』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더 잘 견디는 법이나 빠르게 성공하는 전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무너지지 않고 하루를 통과해온 시간 자체가 이미 하나의 힘이라는 사실을 조용히 되짚는다. 저자 신정미는 가난, ADHD, 번아웃, 우울이라는 복합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삶을 완전히 놓지 않았던 자신의 시간을 차분히 돌아보며, 다시 일어서기까지의 과정을 솔직하게 기록한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저자가 ‘극복 서사’의 주인공처럼 자신을 포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죽고 싶은 마음과 버티는 마음, 꿈꾸는 마음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동시에 존재했던 시간을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 저자는 삶을 단번에 바꾸는 결단 대신, 지금 가능한 선택을 하나씩 붙잡아 왔다. 오늘 하루를 견디는 선택, 작은 도전을 이어가는 선택, 다시 시도해보는 선택이 쌓이며 삶의 방향이 조금씩 달라졌다는 사실을 이 책은 구체적인 경험으로 보여준다.
구성 또한 독자의 삶과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과거의 기록으로 시작해, 무직의 시간을 거쳐 공기업 취업에 이르기까지의 취업 분투기, ADHD와 우울을 마주하며 마음을 다루는 법을 배운 과정, 현실적인 조건 속에서 내 집 마련을 이루기까지의 경험이 차례로 이어진다. 이 모든 과정은 ‘해야 한다’는 조언이 아니라, 실제로 무엇을 고민했고 어떤 선택을 했는지를 중심으로 서술된다. 독자는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스스로의 시간을 대입하게 된다.
『버텨냈다는 것은 당신이 그토록 강하다는 증거』는 실패를 끝이 아닌 과정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제시한다. 저자는 경험은 전이되지 않으며, 몸과 마음에 각인된 진짜 경험만이 자신만의 자산이 된다고 말한다. 그래서 어렵게 이뤄낸 성취는 누구도 빼앗을 수 없고, 그 자체로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된다. 이 책이 전하는 응원은 추상적이지 않다. 비교를 멈추고, 완벽을 내려놓고, 오늘 할 수 있는 한 걸음을 선택하라는 메시지는 독자가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지점에 닿아 있다.
이 책은 ‘버티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대신 무너진 순간에도 스스로를 지우지 않고 다시 숨 쉬는 법을 건넨다. 삶이 정체된 것처럼 느껴질 때, 이미 뒤처졌다고 믿어버렸을 때, 저자의 문장은 이렇게 말한다. 버텨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충분한 증거라고. 『버텨냈다는 것은 당신이 그토록 강하다는 증거』는 한순간의 도약보다, 지치지 않고 오늘을 통과해온 시간을 존중하는 책이다. 그리고 그 시간이 결국 당신의 힘이 될 것임을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설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