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을 꿈꾸다 지옥에 갇힌 나라, 미얀마의 '미완의 해방' 28,470일의 기록

- 총구 앞에 선 독립기념일: 당신이 알던 미얀마는 죽었다.

- 지붕 없는 감옥이 된 ‘독립 미얀마’ 78년: 아웅산의 꿈은 왜 거대한 무덤이 되었나.

- 쿠데타의 겨울과 가짜 선거의 늪… 78번째 독립기념일에 묻는 진정한 해방의 의미.

▲ AI 이미지 (제공: 중동디스커버리신문)

미얀마 독립 78주년: 선거와 교전 속의 비극

 

최근, 미얀마의 독립 78주년을 맞이하여, 2021년 군부 쿠데타 이후 처음으로 실시된 총선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혼란과 무력 충돌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학계 전문가 '웅 자니'는 현재의 선거가 소수 민족과 무슬림을 배제한 채 군부의 권력을 정당화하려는 기만적인 수단에 불과하다는 비판적 시각을 제시한다. 미얀마는 영국의 식민 지배에서 벗어난 이후 장기간의 군사 독재와 내전으로 인해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로힝야족 등 소수 집단에 대한 체계적인 탄압과 차별은 국가적 통합을 가로막는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결과적으로, 진정한 민주주의와 평화가 빠진 미얀마의 불안정한 현주소를 종합적으로 조명해 본다.

 

서른여섯 발의 총성, 그 후 78년의 눈물

 

2026년 1월 4일 새벽, 미얀마 양곤의 거리는 적막하다. 78년 전 영국 유니언 잭이 내려가고 미얀마의 국기가 처음 게양되던 그날의 환호성은 이제 먼지 쌓인 기록물 속에나 존재한다. 거리에는 축제의 꽃가루 대신 무장 장갑차의 궤도 소리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날아오르는 무인기의 기계음이 공기를 가른다. 독립 기념일이라는 이름의 달력은 넘겨졌지만, 미얀마 국민에게 오늘은 ‘해방의 날’이 아닌 ‘상실의 날’이다. 나는 오늘, 한때 ‘아시아의 진주’라 불렸던 이 땅이 왜 ‘지붕 없는 감옥’을 넘어 ‘거대한 무덤’으로 변했는지, 그 아픈 속살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이것은 단순히 먼 나라의 정세 보고서가 아니라, 짓밟힌 하나님의 형상들과 깨어진 인간의 존엄에 관한 처절한 고백이다.

 

사건의 배경: 엇갈린 약속과 지배자의 얼굴만 바뀐 독립

 

미얀마 비극의 역사는 거슬러 올라가면 1947년 7월 19일, 독립을 불과 6개월 앞둔 시점에서 멈춰 서 있다. 독립의 아버지 아웅산 장군이 암살당하던 그 순간, 미얀마가 꿈꿨던 ‘모든 민족과 종교를 아우르는 연방제’의 비전은 사문화되었다. 지도자를 잃은 신생 독립국은 곧바로 군부라는 거대한 괴물의 먹잇감이 되었다.

 

망명 중인 미얀마 출신 학자 마웅 자니(Maung Zarni)는 우리가 몰랐던 첫 번째 불편한 진실을 날카롭게 찌른다. 1948년의 독립은 소수 민족과 비불교도들에게 진정한 해방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그들에게 독립은 ‘백인 우월주의’ 영국 식민 통치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불교 우월주의’와 ‘버마족 중심주의’라는 새로운 창살 안에 갇히는 과정이었다. 외세라는 지배자의 얼굴만 동족의 얼굴로 바뀌었을 뿐, 억압의 강도는 더 세밀하고 잔인해졌다. 독립 초기부터 잉태된 이 ‘배제의 논리’는 지난 78년간 미얀마의 영혼을 갉아먹는 독소가 되었다.

 

2021년의 겨울, 그리고 멈춰버린 시계

 

2021년 2월 1일, 미얀마의 시계는 다시 거꾸로 돌아갔다.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둔 총선 결과를 군부는 ‘선거 부정’이라는 억지로 부정하며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후 5년이 흐른 지금, 미얀마의 산천은 피로 물들었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만 6,000명, 정든 집을 떠나 숲속을 헤매는 피난민은 300만 명에 달한다. 더 뼈아픈 수치는 감옥에 갇힌 27,000명의 영혼이다. 그 안에는 6,000명의 여성과 570명의 아이가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서 “하나님은 어디 계시냐?” 묻는 대신, “세계는 왜 우리를 잊었느냐?”라며 울부짖는다. 군부는 50년 넘는 세월 동안 국가를 자신들의 사유물로 여겼고, 결국 미얀마를 정치적·경제적으로 완전히 실패한 구조로 전락시켰다.

 

'가짜 선거'라는 기만과 조각난 대지

 

군부는 최근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대적인 총선을 치렀다. 하지만 현장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냉소와 분노뿐이다. 마웅 자니의 분석처럼, 이번 선거는 국제 사회, 특히 중국과 러시아에 보여주기 위한 ‘선출된 정부’라는 탈을 쓴 연극에 불과하다. 실제로 전체 65개 선거구에서는 투표함조차 설치되지 못했다. 군부가 이미 국경 지역의 통제권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미얀마는 이제 하나의 국가가 아니라, 서로 다른 무장 세력과 군부가 얽히고설켜 싸우는 ‘발칸화(Balkanization)’ 상태에 빠져 있다.

 

가장 깊은 어둠은 로힝야족에게 머문다. 2017년의 대량 학살 이후, 한때 200만 명에 달했던 라카인주의 무슬림 인구는 이제 40만 명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비극적인 것은, 군부에 저항하는 일부 세력조차 수십 년간 세뇌된 민족주의 이데올로기에 중독되어 소수 민족에 대한 차별을 멈추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십자가 위의 예수가 겪었던 배신과 외면이 오늘날 미얀마의 소수 민족에게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우리가 쟁취해야 할 '미완의 독립'

 

미얀마의 78번째 독립 기념일은 우리에게 묻는다. “진정한 독립이란 무엇인가?” 단순히 외세의 깃발을 내리는 것이 독립이라면 미얀마는 성공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독립이 한 인간의 존엄성이 지켜지고, 소수자의 목소리가 존중받으며, 아이들이 포성 없는 새벽을 맞이하는 것이라면 미얀마의 독립은 아직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미얀마의 비극은 남의 일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인간을 어떻게 비인간화하는지 보여주는 영적 시험대다. 우리는 안락한 예배당과 집을 나서서, 먼지 날리는 고난의 현장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짓밟힌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시키는 일은 미얀마 국민만의 숙제가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연대적 책임이다.

 

언젠가 이스라엘의 아이와 ‘가자’의 아이가 친구가 되듯, 미얀마의 버마족 아이와 로힝야족 아이가 손을 잡고 아웅산 장군이 꿈꿨던 평등의 대지로 나아가는 기적을 꿈꾼다. 그날이 올 때까지 우리의 기도는 멈추지 말아야 하며, 미얀마의 아픔을 우리 가슴에 품고 살아야 한다. 그것이 독립의 진정한 의미를 완성해 가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작성 2026.01.07 16:53 수정 2026.01.0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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