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는 단순한 집이 아니다… ‘반값 아파트’의 씨앗이다”
최근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저층 주거지 빌라가 새로운 투자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분양가와 아파트 청약의 어려움 속에서 많은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빌라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 이에 부동산 전문가 황태연 대표는 서울 재개발 빌라 투자의 가능성과 전략에 대해 구체적인 조언을 전했다.
아파트의 반값에 새 아파트를 받을 수 있는 ‘틈새시장’
황 대표는 먼저 서울의 저층 빌라가 주목받는 이유를 “신축 아파트를 반값에 받을 수 있는 권리”라고 설명했다. 노후화된 빌라가 밀집된 지역은 재개발을 통해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되는데, 이 과정에서 기존 빌라 소유자는 조합원 자격으로 일반 분양가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아파트는 자본금이 크지 않으면 접근 자체가 어렵지만, 빌라는 2억~4억 원 수준의 비교적 낮은 진입 장벽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특히 청년층이나 신혼부부처럼 자산 형성의 초기 단계에 있는 계층에게 큰 기회가 된다.
빌라의 또 다른 장점은 무주택자 인정 제도에 있다. 2024년 12월부터는 공시가격 5억 원 이하의 비아파트를 한 채만 보유하고 있을 경우, 청약 시 무주택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황 대표는 이 제도야말로 빌라가 가진 가장 강력한 제도적 우위라고 말한다.
“쉽게 말하면, ‘작은 열매(빌라)’를 손에 쥐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더 큰 열매(아파트 청약 기회)’를 노릴 수 있다는 겁니다. 하나의 자산으로 두 갈래 전략이 가능한 셈이죠.”
하지만 그는 빌라 투자에서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고 경고한다. 그것은 바로 “내가 사는 것이 건물이 아니라, ‘새 아파트를 받을 수 있는 권리’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리 승계가 불가능한 빌라를 매수할 경우, 수억 원을 들이고도 ‘현금 청산’만 받고 입주권은 얻지 못할 수 있다. 대표적인 위험 사례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다물권자 물건: 한 사람이 구역 내 여러 채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 입주권은 하나만 나오므로 나머지는 현금 청산 대상이 된다.
권리 산정 기준일 이후 신축: 기준일 이후 지어진 빌라나 쪼개기 매물은 입주권을 받을 수 없다.
조합원 지위 승계 불가: 규제 지역에서는 조합원 지위를 이전받을 수 없는 시점 이후 매수 시, 입주권 승계가 불가능하다.
이러한 이유로 황 대표는 반드시 조합 사무실, 구청 등 공식 기관에서 직접 확인하는 절차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겉보기엔 멀쩡한 티켓이라도, 입장이 불가능한 중복 티켓일 수 있습니다. 공연장에 입장하려면, 유효한 티켓을 사야 하듯 말이죠.”
빌라 투자의 통찰은 그가 쓴 <재개발 빌라의 역습>(서하당 비즈)에 잘 나와 있다. 황 대표는 좋은 투자처를 고르기 위해서는 단순한 현재의 편의성보다, 재개발 가능성과 미래 가치를 보는 눈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는 투자 가치가 높은 입지적 특성으로 다음과 같은 조건을 꼽았다.
한강과 인접한 마포, 용산, 성동, 광진 등 4개 구
노후도 70% 이상, 골목이 좁고 노후한 저층 주택이 밀집된 지역
500m 이내 역세권, 또는 GTX 등 교통 호재 예정지
주변에 대장 아파트 시세가 높은 곳
대규모 개발 호재가 예정된 지역, 예: 용산 국제업무지구
그는 “잘 자란 나무를 비싸게 사는 것이 아니라, 숲이 될 땅에 미리 씨앗을 심는 것이 바로 빌라 투자”라고 비유한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황 대표는 다음과 같은 조언을 남겼다.
“빌라 투자는 결코 쉽게 볼 수 있는 분야가 아닙니다. 하지만 공부하고, 정책을 이해하고, 권리 관계를 정확히 파악한다면, 아파트 청약의 대안이자 더 나은 투자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좋은 물건은 조용히 거래되고 있어요. 결국 누가 먼저 준비되어 있느냐가 기회를 가져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