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고사리라고 하면 우리는 밥상 위의 나물이나 고생대부터 살아남은 끈질긴 생명력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이제 고사리는 첨단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희토류를 품은 전략적 자원으로서 그 위상을 완전히 달리하게 되었다. 최근 중국 과학자들이 식용 고사리에서 희토류 광물인 모나자이트를 발견했다. 이 소식은 인류가 자원을 획득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한다. 땅을 파헤치고 파괴해야만 얻을 수 있었던 금속을, 이제는 식물을 재배함으로써 수확하는 시대가 도래하는 것이다.
중국과학원 주젠시 연구팀이 밝혀낸 메커니즘은 그야말로 경이롭다. 지질학계의 오랜 상식에 따르면 모나자이트는 마그마의 열수 작용이나 지구 내부의 극심한 고온·고압 환경에서만 형성되는 광물이다. 그러나 고사리 블렉넘 오리엔탈레는 이 상식을 가볍게 비웃는다. 이 식물은 토양 속 희토류 원소를 흡수해 자신의 세포 구조 안에서 정교하게 자기 조립하여 미세 광물 결정으로 재탄생시키다. 이는 생명체가 무기질 광물을 만들어내는 생물 광물화의 극치이며, 인류가 수억 년의 지질학적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도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통해 자원을 복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기존의 희토류 정제 과정은 인류에게 축복인 동시에 재앙이었다. 천연 모나자이트는 우라늄이나 토륨 같은 방사성 원소와 강하게 결합해 있어, 이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치명적인 산성 폐수와 유해 가스가 발생한다. 희토류 주도권을 쥔 중국이 환경 오염의 주범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고사리가 만든 생물 모나자이트는 방사성이 전혀 없으며 별도의 화학 약품 처리도 필요하지 않다. 채굴이 곧 파괴였던 시대에서 식물 채굴(Phytomining)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폐광지에 고사리를 심어 토양을 치유하면서 동시에 고부가가치 자원을 회수하는 이 녹색 순환 모델은 지속 가능한 발전을 향한 가장 완벽한 대안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이 눈부신 과학적 성취의 이면에는 날 선 국가 간 전략 경쟁의 칼날이 숨어 있다. 희토류는 인공지능(AI), 전기차 배터리, 레이저 무기 등 미래 산업의 생존과 직결된 자원이다.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 희토류 공급국으로서 전 세계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식물 기반 희토류 채굴’라는 독보적인 원천 기술까지 선점했다는 것은 서방 국가들에게는 거대한 압박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호주나 아프리카의 전통 광산을 개발하며 ‘탈중국 공급망’을 구축하려 애쓰는 동안, 중국은 생태계의 힘을 빌려 훨씬 저렴하고 친환경적인 차세대 공급망을 설계하기 시작한 셈이다. 이제 희토류 전쟁은 누가 더 많은 땅을 차지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영리하게 식물의 유전적 설계를 활용하느냐의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결국 고사리 연구는 우리에게 자원과 자연의 관계를 재정의할 것을 요구한다. 자연은 스스로 자원을 정화하고 농축하는 고도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고사리가 보여준 ‘자기 조립’의 지혜를 인간의 산업 시스템에 성공적으로 이식한다면, 인류는 자원 고갈과 환경 파괴라는 이중고에서 벗어날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1,000종이 넘는 초축적 식물들이 간직한 비밀이 하나씩 풀릴 때마다, 우리가 알던 산업 지도는 뿌리부터 흔들리게 될 것이다. 고사리 잎사귀에서 빛나는 희토류의 결정은, 우리가 가야 할 미래가 땅 밑이 아닌 생명의 연대 속에 있음을 묵묵히 웅변한다.
중국 연구진의 고사리 내 모나자이트 발견은 지질학적 통념을 뒤엎는 생물학적 혁명이자, 친환경 자원 회수의 새로운 지평을 연 사건이다. 방사성 발생 없는 생물 광물을 통해 오염 토양 정화와 희토류 확보를 동시에 달성하는 ‘녹색 순환 모델’은 미래 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다. 특히 중국이 이 기술적 패러다임을 선점함에 따라 글로벌 자원 전쟁은 ‘생태 기반의 기술 우위’를 점하려는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