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음악의 값을 낮추는가, 돈의 길을 바꾸는가
생성형 AI가 음악 산업의 수익 구조를 재편하는 방식
음악 산업에서 AI를 둘러싼 논의는 자주 감정적 대립으로 흐른다. “AI가 음악을 망친다”거나 “창작자를 대체한다”는 우려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산업의 관점에서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AI가 음악의 가치를 떨어뜨리는가, 아니면 음악으로 돈이 만들어지던 경로를 바꾸고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AI 이전의 음악 산업이 어떤 구조 위에 있었는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미 흔들리고 있던 음악의 수익 구조
AI가 등장하기 전부터 음악 산업은 수익 압박을 받아 왔다. 음반 판매 중심 구조는 스트리밍으로 이동했고, 스트리밍 단가는 낮아졌다. 다수의 창작자는 음원 수익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졌고, 공연·굿즈·저작권 관리 등 부가 영역에 의존하는 구조가 굳어졌다.
즉, AI는 안정된 시장에 들어온 외부 변수가 아니라, 이미 수익 균형이 깨진 산업에 더해진 가속 장치에 가깝다.
첫 번째 변화: 창작 비용 구조의 붕괴
AI 작곡·편곡·배경음악 생성 도구의 확산은 음악 제작의 비용 구조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작곡가, 편곡가, 연주자, 녹음 스튜디오를 거쳐야 했던 과정이 하나의 소프트웨어로 압축되고 있다.
이 변화는 특히 광고, 영상, 게임, SNS 콘텐츠 영역에서 두드러진다. 이 시장에서 음악은 감상의 대상이라기보다 기능 요소에 가깝다. 짧은 시간 안에, 저작권 부담 없이, 상황에 맞는 음악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AI 음악은 이 요구에 정확히 부합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음악의 예술적 가치가 하락했다기보다, 제작 과정의 가격이 급격히 낮아졌다는 사실이다.
두 번째 변화: 돈이 발생하는 위치의 이동
AI 음악 시대의 핵심 변화는 수익이 발생하는 지점이다. 과거에는 음원 자체가 상품이었다면, 지금은 음악을 만들어 내는 플랫폼과 시스템이 수익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AI 음악 서비스는 음원을 판매하기보다 구독료, 라이선스 패키지, 기업 대상 서비스(B2B)로 수익을 만든다. 음악은 점점 공기에 가까운 존재가 되고, 그 공기를 생산·관리하는 기술과 플랫폼이 돈을 번다.
이는 음악 산업의 돈이 창작자에서 기술 기업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신호다.
AI 작곡은 음악의 가치를 낮추는가
이 질문에는 구분이 필요하다. 모든 음악의 가치가 낮아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용도 중심 음악의 가치 구조는 분명히 달라지고 있다.
광고용 배경음악, 영상 콘텐츠용 음악, 매장·서비스 공간의 사운드는 더 이상 고유한 창작물로서의 가치를 요구받지 않는다. 대신 빠른 생산, 낮은 비용, 법적 안정성이 중요해졌다. 이 영역에서 AI 음악은 인간 창작자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반면, 감상과 경험을 중심으로 한 음악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차이는 음악의 ‘질’이 아니라 쓰임새에 있다.
창작 비용이 낮아진 시대, 음악가는 어디서 돈을 버는가
이 변화 속에서 인간 음악가의 수익은 이동하고 있다. 음원 자체보다 공연, 브랜드 협업, 세계관과 서사를 기반으로 한 IP 사업이 중요해지고 있다. 음악은 독립된 상품이라기보다, 경험과 관계를 연결하는 매개로 기능한다.
이 과정에서 음악가의 역할도 달라진다. 직접 모든 음을 만들어 내는 존재에서, AI를 도구로 활용하며 선택하고 조율하는 감독자, 큐레이터의 성격이 강해지고 있다.
음악 산업의 다음 질문
AI가 음악 산업에 던진 질문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누가 음악의 가치를 수익으로 전환하는가라는 구조의 문제다. 여기에 저작권, 데이터 학습의 공정성, 플랫폼 집중에 대한 논의가 뒤따른다.
음악은 싸졌지만, 산업은 끝나지 않았다
AI는 음악을 없애지 않는다. 다만 음악으로 돈을 벌던 길을 바꾸고 있다. 음악의 가격은 낮아지고 있지만, 음악이 만들어 내는 감정과 경험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문제는 그 가치를 누가 가져가는가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이, AI 시대 음악 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