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이 문을 닫는 순간, 기계 소음은 사라지지만 사람들의 삶은 멈추지 않는다. 2018년 전북 군산에서 벌어진 한국GM 군산공장 철수는 단순한 기업의 경영 판단을 넘어 지역과 노동자의 인생 궤도를 바꿔 놓은 사건이었다. 공장 폐쇄 이후 가장 많이 던져진 질문은 이것이었다. “그곳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지금 어디로 갔는가.”

GM 군산공장은 한때 지역 경제의 심장이었다. 수천 명의 직접 고용 노동자와 수많은 협력업체 인력이 이 공장을 중심으로 생계를 꾸렸다. 그러나 철수 결정 이후 노동자들의 선택지는 그리 넓지 않았다. 일부는 회사가 제시한 희망퇴직을 받아들였다. 위로금과 전직 지원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중장년 제조업 노동자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일은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
남은 인력 중 일부는 부평이나 창원 등 다른 공장으로 전환 배치됐다. 하지만 이는 극히 제한적인 숫자였다. 생활 터전을 옮겨야 하는 부담과 가족 문제로 전환 배치를 포기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결국 다수의 노동자는 회사를 떠나야 했다. 이들은 택배, 운송, 서비스업, 소규모 자영업 등으로 흩어졌다. 숙련된 자동차 생산 인력이 지역에서 전혀 다른 일을 시작하는 현실은 산업 구조 변화의 잔혹한 단면을 보여준다.
문제는 개인의 전직에서 끝나지 않았다. 군산 지역 전체가 흔들렸다. 협력업체의 연쇄적인 경영 악화, 상권 침체, 인구 유출이 뒤따랐다. 공장 하나가 사라지자 도시의 리듬 자체가 달라졌다. 이는 특정 기업의 철수가 얼마나 큰 사회적 비용을 남기는지 분명히 보여주는 사례였다.
정부와 지자체도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고용 충격 완화를 위한 재취업 교육과 지원책이 마련됐지만, 제조업 중심의 양질의 일자리를 단기간에 대체하기는 어려웠다. 결국 많은 노동자에게 공장 폐쇄는 ‘실직’이 아니라 ‘삶의 방향 전환’을 의미했다.
GM 군산공장 철수는 과거형 사건이지만 질문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글로벌 기업의 이동이 잦아지는 시대, 노동자는 언제든 비슷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다음 철수를 막는 것만이 아니라, 철수 이후를 어떻게 준비하느냐다. 공장이 떠난 자리에 남겨진 사람들의 삶까지 책임지는 산업·고용 정책이 없다면, 같은 질문은 또다시 반복될 것이다.
더 많은 산업 전환과 지역 고용 대책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면 고용노동부와 지자체 정책 자료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공장은 멈췄지만, 사회의 책임까지 멈춰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