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담에서 노아까지의 믿음의 역사
창세기 5장은 성경 독자에게 종종 ‘지루한 족보’로 인식된다.
그러나 이 장을 천천히 읽어가다 보면, 단순한 이름의 나열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이 이어지는 생명의 기록임을 발견하게 된다.
“아담의 계보를 적은 책이라”(창 5:1)는 표현은, 인간의 역사 속에서도 하나님이 ‘기록하시는 하나님’임을 보여준다.
이 족보는 인간의 죄로 인해 생명이 단절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서도 하나님은 끊임없이 약속의 씨앗을 이어가신다.
창세기 5장은 반복되는 리듬으로 구성되어 있다.
“○○는 몇 세에 누구를 낳고, 또 몇 년을 살고, 죽었더라.”
이 단조로운 문장이 여덟 번이나 반복된다.
이는 인간의 현실 — 죽음의 필연성 — 을 강조한다.
하지만 이 반복은 절망으로 끝나지 않는다.
각 세대마다 하나님이 생명을 이어가게 하신다.
죄로 인해 죽음이 세상에 들어왔지만,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끊이지 않기에 세대는 이어진다.
“죽었더라”의 후렴 속에서도, 생명은 결코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이 죽음의 행렬 속에서 유일한 예외가 등장한다.
바로 에녹이다.
“에녹은 하나님과 동행하더니 하나님이 그를 데려가시므로 세상에 있지 아니하였더라”(창 5:24).
그의 이름은 짧지만, 족보 전체의 방향을 바꾼다.
에녹은 단순히 오래 산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 걸은 사람이었다.
세상은 죽음으로 달려가지만, 그는 생명으로 나아갔다.
하나님은 에녹을 통해 “죽음을 넘어서는 믿음의 가능성”을 보여주셨다.
그의 생애는 신앙이 단순한 관념이 아니라, ‘동행’이라는 실제적 삶의 방식임을 증명한다.
창세기 5장의 끝에는 노아가 등장한다.
“그가 우리를 위로하리라”(창 5:29)는 그의 이름의 의미는 단순한 위로를 넘어, 구원의 예언적 선언이다.
노아는 하나님의 심판이 임할 시대에 태어나지만, 동시에 구원의 방주를 준비한 믿음의 사람으로 자란다.
하나님은 아담 이후 이어진 죽음의 족보 속에서도, 끊어지지 않는 구원의 계획을 진행하신다.
창세기 5장은 인간의 역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하나님의 구속 역사가 흐르는 ‘신실함의 족보’이다.
창세기 5장은 수많은 이름을 기록하지만, 그들의 삶은 거의 묘사되지 않는다.
이름은 잊히지만, 하나님은 그 이름을 기억하신다.
죽음이 인류의 역사에 새겨졌으나, 그 안에는 하나님의 생명이 숨 쉬고 있다.
이 족보는 결국 예수 그리스도로 이어지며, 하나님의 약속이 인간의 연약함 속에서도 멈추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오늘 우리가 잊힌 이름처럼 느껴질 때, 하나님은 여전히 그분의 약속을 이루어가신다.
“잊힌 이름들 속에서도 하나님은 신실하셨다.”
이것이 창세기 5장이 오늘 우리에게 들려주는 복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