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2026년의 문이 열릴 때, 많은 이들은 오래된 달력을 넘기듯 새로운 기대를 품었다. 달라질 것이라는 믿음,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다짐, 그리고 “이제는 바꿔보자”는 소망. 그러나 새해의 설렘은 늘 그렇듯 오래 머물지 않는다.
며칠이 지나기도 전에 일상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고, 우리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정말 앞으로 가고 있는가, 아니면 가장 익숙한 과거로 되돌아가고 있는가.
후회는 개인의 삶에서만 생기지 않는다. 사회 역시 반복되는 후회의 구조 속에 있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진단은 넘쳐나지만, 선택의 순간이 오면 우리는 늘 가장 안전해 보이는 길, 이미 가본 길을 택한다.
혁신보다 관성, 도전보다 관리, 미래의 언어보다 과거의 방식이 손쉽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는 ‘안정’이라는 이름으로 변화를 미루고, ‘현실’이라는 이유로 가능성을 접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뒤, 왜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는지 자문한다.
개인의 삶도 다르지 않다. 새해 목표는 습관 앞에서 힘을 잃고, 결심은 바쁜 일정에 묻힌다. 운동을 하겠다는 다짐, 공부를 시작하겠다는 약속, 관계를 회복하겠다는 마음은 늘 “다음 주부터”, “조금만 더 여유가 생기면”이라는 말 뒤로 밀린다.
우리는 실패가 두려워서가 아니라, 실패보다 낯섦이 더 두렵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는다. 이미 아는 불편함이, 아직 모르는 가능성보다 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로의 회귀가 늘 안전한 선택이었던 적은 없다. 시대는 늘 우리보다 빠르게 움직인다. 기술, 인구 구조, 일의 방식, 교육과 복지의 틀까지,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것들도 서서히 방향을 바꾼다.
그 변화의 속도에 맞추지 못하면 개인은 기회를 잃고, 사회는 경쟁력을 잃는다.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음’은 가장 큰 선택이며, 가장 큰 위험이 된다.
새해의 의미는 거창한 구호에 있지 않다. 진짜 변화는 작고 구체적인 결단에서 시작된다. 하루의 시간을 조금 다르게 쓰는 것, 오래된 관행 하나를 멈추는 것, 불편하더라도 새로운 방식을 시험해보는 것. 실패의 가능성을 인정하고도 한 발을 내딛는 용기. 그 사소한 선택들이 모여 방향을 만든다.
2026년이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해가 될지, 아니면 미약하더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해가 될지는 우리의 일상적인 결정에 달려 있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익숙함이 편안함을 줄 수는 있어도, 성장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새해의 설렘이 사라졌다고 해서, 변화의 기회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늘의 작은 선택이 내일의 후회를 줄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제 묻자. 우리는 정말 앞으로 가고 있는가, 아니면 가장 편한 방향으로 되돌아가고 있는가. 그리고 답은, 오늘 우리가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
전승환
서서울생활과학고등학교 정년퇴임
학교법인 동광학원 감사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조정위원
한국정책방송 전문위원
(사)한국청소년동아리연맹 자문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