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패는 한국 사회에서 좀처럼 허용되지 않는 경험이다. 한 번의 좌절은 개인의 능력 부족이나 선택의 오류로 단순화되며, 실패를 겪은 이들은 쉽게 ‘낙오자’라는 프레임 안에 갇힌다. 성공만이 이야기되는 환경 속에서 실패는 숨겨야 할 이력으로 남고, 다시 일어서는 과정조차 조급한 회복과 성과 중심으로 재단되기 일쑤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책이 바로 《나는 슈퍼 리파운더로 살기로 했다》다. 이 책은 실패를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아니라, 삶의 방식을 재구성하는 전환점으로 바라본다. 저자는 실패 이후에도 다시 삶을 설계하며 흔들리지 않는 태도를 유지하는 사람들을 ‘슈퍼 리파운더’라는 개념으로 정의한다.
책에서 말하는 슈퍼 리파운더는 화려한 재기에 성공한 인물이 아니다.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고, 성취보다 태도를 중시하며, 넘어졌을 때 체면보다 다음 선택을 먼저 고민하는 사람이다. 실패를 부정하거나 덮어두지 않고, 그 경험을 삶의 방향을 조정하는 기준으로 삼는 태도가 슈퍼 리파운더의 핵심 조건이다.
정민 저자는 실패를 ‘꺾임’이 아닌 ‘재배치’로 해석한다. 자연 속 생명체가 손상 이후에도 다른 방식으로 생존하듯, 인간 역시 실패 이후의 선택에 따라 전혀 다른 궤도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빠른 만회나 극적인 반전이 아니라, 일상의 구조를 다시 세우는 힘이다.
특히 책은 한국 사회에 만연한 ‘빠른 회복’의 압박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실패 직후 곧바로 성과를 증명해야 한다는 강박 대신, 하루의 리듬을 회복하고 삶의 기준을 재정립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저자의 개인적 경험과 상담 사례, 철학적 사유가 어우러지며 이러한 메시지는 구체적인 현실감으로 전달된다.
이 책은 실패를 미화하지도, 성공을 약속하지도 않는다. 다만 무너진 이후에도 삶을 다시 조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조용히 제시한다. 실패 경험이 있거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시도를 미뤄온 이들에게 이 책은 새로운 언어와 관점을 제공한다. 성공보다 지속 가능한 태도를 고민하는 독자라면,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충분히 오래 남을 것이다.
《나는 슈퍼 리파운더로 살기로 했다》는 실패를 개인의 결함이 아닌 삶의 전환 계기로 재정의한다. 독자는 실패 이후에도 주도권을 잃지 않는 태도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일상을 재구성하는 현실적인 기준을 얻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