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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한강서 멸종위기 흰꼬리수리 확인

시민 조사로 드러난 한강·중랑천 합류부 생태 가치

반복 관찰된 보호종, 도심 생태축의 중요성 재확인

한강버스 준설 계획, 철새 서식지 훼손 우려 확산

▲ 2026년 1월 5일 옥수 선착장 인근에서 관찰된 멸종위기 1급 흰꼬리수리. 사진=김도윤 철새보호구역시민조사단

서울 도심 한강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 흰꼬리수리가 관찰됐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한 장기 조사 결과로, 한강과 중랑천 합류부가 보호종의 핵심 서식 공간이라는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 동시에 한강버스 운항을 위한 준설 계획이 이 지역 생태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서울 한강 도심 구간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 흰꼬리수리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관찰은 단발성 목격이 아니라, 시민 주도의 지속적인 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서울환경연합과 북부환경정의중랑천사람들이 공동으로 운영한 철새보호구역시민조사단은 한강과 중랑천이 만나는 합류부 일대를 조사하던 중, 옥수 선착장 인근에서 흰꼬리수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조사에는 시민 66명이 참여했다.

▲ 2024년 2월 17일 동호대교 인근에서 큰고니 무리가 쉬고있다. 사진=임계훈 철새보호구역시민조사단

조사단에 따르면 흰꼬리수리는 중랑천 철새보호구역 조사가 시작된 2021년 이후 매년 겨울 꾸준히 관찰되고 있다. 최근 수년간 개체 수는 평균 4마리 수준을 유지해 왔으며, 2025년 겨울에는 한 차례에 5마리가 동시에 확인되기도 했다. 이는 서울 도심이라는 환경을 고려할 때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 2025년 2월 22일 오후 12시 경 한강-중랑천 합류부에서 흰꼬리수리 5마리가 휴식하고 있다. 사진=이정숙 북부환경정의중랑천사람들 대표

다양한 보호종이 계절에 따라 이용하는 공간으로 알려져 있는 한강과 중랑천 합류부는 2024년 동호대교 상류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 큰고니 11마리가 휴식하는 장면이 포착됐고, 2025년 초에는 흰죽지 5,500마리가 번식지 이동 전 집결한 모습도 관찰된 곳이다. 조사단은 이러한 기록이 이 일대가 ‘도심 속 핵심 생태축’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지역이 현재 한강 수상교통 정책과 직접적으로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한강버스 운항 재개를 추진하고 있으며, 옥수 선착장 일대에서 안전 운항을 위해 대규모 준설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으나 전문가들과 시민단체는 준설이 철새와 멸종위기종 서식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해 11월 한강버스 관련 ‘합동점검 검토의견서’를 통해 잠실, 옥수, 압구정 선착장 구간을 두고 “하상 변화가 잦아 주기적인 퇴적물 제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으며, 밑걸림과 기기 고장 등 안전사고 가능성도 함께 언급됐다.

 

이 같은 상황은 이미 예견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가 발주한 용역 보고서에서도 옥수 일대는 ‘토사 퇴적으로 인해 반복적인 준설이 요구되는 구간’으로 분류된 바 있음에도 서울시는 접근성과 대중교통 연계성을 이유로 선착장 입지를 결정했다.

 

조해민 생태도시팀 활동가는 “선착장 입지의 적절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지 않은 결과, 안전과 생태가 충돌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강버스 사업은 행정 판단의 누적된 오류가 드러난 사례”라고 언급했다.

 

한편 철새보호구역시민조사단은 지난달 공식 출범 이후 안양천과 중랑천 일대에서 정기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안양천 1회, 중랑천 3회의 조사가 진행됐으며, 오는 3월까지 추가 조사가 예정돼 있다.

 

이정숙 북부환경정의중랑천사람들 대표는 “한강버스 운항이 강행될 경우, 내년에도 흰꼬리수리를 같은 자리에서 볼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지속적인 시민 조사를 통해 객관적인 기록을 축적하고, 정책 결정 과정에 근거 자료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작성 2026.01.10 11:37 수정 2026.01.1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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