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1월 초순인 지금, 전국 대부분의 중고등학교는 겨울 방학이 시작되었다. 학생은 학기 중에 시달렸던 학업에서 잠시 떨어져 쉬고 싶을 것이고, 부모는 여유있는 시간이므로 공부를 더 시키고 싶을 것이다. 학생은 게임도 하고, 친구와 놀고, 여행도 하고 싶은데, 엄마는 공부를 시키고 싶어서 사교육 수업을 빽빽하게 짜서 가져올지도 모른다. 이 점에서 두 사람이 충돌하면서 갈등을 일으킨다. 결코 서로 간에 행복한 겨울 방학이 아니다. 이번 겨울 방학에 중고등학생은 무엇을 가장 먼저, 꼭 해야 할까?
소설을 읽어보자
이번 겨울 방학을 제대로 보낼 수 있다면 인공지능이 대세를 이루는 미래를 위하여 제대로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에 집착하여 새로운 길을 찾지 못하면 기술의 발전이라는 흐름에 휩쓸려 일자리를 못 찾는 미래를 맞을 수도 있다. 과거에 집착한다는 것은 과거와 같이 성적에만 집중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하려면, 무엇을 가장 먼저, 꼭 해야 할까? 소설을 읽는 것이다. 장편 소설을 읽으면 좋겠지만 어렵다면 단편이라도 한편 읽어보자.
왜 소설을 읽어야 하고, 소설 읽는 것과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무슨 관계가 있는 걸까? 차라리 영어, 수학 등을 공부하여 내신 성적을 높이거나 수능을 준비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성적이 오르면 자부심과 자신감이 높아지면서 미래를 더 잘 준비하게 되지 않을까? 맞는 말이다. 학교 성적을 올리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미래 시대는 학교 성적과 학교 졸업장으로만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 인공지능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지점에서는 더욱 그럴 것이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재의 역량이 변하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 속도는 더 빠를 것이다. 이런 속도를 따라가야만 100세를 살아갈 기초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 기초는 문해력이다. 텍스트를 읽고 다른 사람과 소통을 제대로 하며, 인공지능을 제대로 이용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현재 미국의 빅 테크 기업에서는 대학 졸업자를 뽑지 않으려고 하는 움직임도 있다고 한다. 지금은 도전 정신과 창의력이 필요한 시대이므로, 학교에 다니면서 성적에 순응하고, 교과서에서 말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인재보다 자기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상상력을 발휘하여 도전하는 사람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의 많은 중고생은 그렇게 생각하고 상상하고 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고 지금도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어려부터 선행 학습에 익숙해져 있고, 학원에서 내신 공부를 시켜주는 대로 따라가는데 이골이 났다. 학교에서는 생활 기록부에 기록될 만한 것만 가볍게 하는 것이 정상인 것처럼 생각하는 학생도 많다. 모두 스스로 생각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지도 하에, 다른 사람이 정해 놓은 틀 안에서, 그 사람들이 원하는 수준으로만 자기가 수행하는 것이다. 상상력이 부족하고 유연성이 부족한 학생을 교육하는 것으로 보인다.
소설 읽는 능력이 삶의 능력으로
소설을 읽으면 생각하게 된다. 상상하게 되고, 왜 그런지 궁금해 한다. 성적이나 다른 어느 것에도 구애 받지 않은 상태에서 오직 소설에만 빠져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휴대폰 게임이나 영상 못지않은 재미를 느낄 수도 있다. 필자의 경험으로, 중고생은 소설을 제대로 읽을 만한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아니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지금까지 성장하면서 그렇게 해본 적도 없고, 소설을 읽으면서 상상력을 키우라고 배우거나 들어본 적도 없다. 그저 대학 입시에 필요한 책을 골라 읽으라는 것을 들었을 뿐이다.
소설을 제대로 읽을 수 있다면, 다른 여러 분야의 책을 읽기 쉬워진다. 이해력도 높아진다. 그러므로 필요한 분야의 책을 읽고 이해하며 상상력을 펼치고 진로를 설계할 수 있다. 단순한 소설 한 편 읽는 것은 학생부 종합전형을 준비하는 것보다 더 큰 실제적인 이익을 줄 수 있다. 필자는 고등학교 때 방학이면 성문종합영어와 수학 정석을 갖고 학생 도서관에 갔는데, 그때 항상 소설책을 함께 갖고 갔다. 그리고 영어, 수학을 공부하면서 소설책도 읽었다. 러시아 작가인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프랑스 작가인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 영국 작가인 토머스 하디의 《테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미국 작가인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등 여러 소설을 읽은 기억이 난다. 그냥 손에 잡혀서 읽었다.
필자가 교사 임용고사를 무사히 통과한 것과 지금 글쓰기를 취미로 갖게 된 것도 소설을 읽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소설을 읽으면서 생각했고, 상상했고, 감정을 느끼면서 고민도 했다. 그런 경험이 쌓여 현재의 내가 된 것이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사람의 삶을 이해한 것도 소설책을 읽어서 얻은 이익이다. 게다가 삶이 더 풍요로워졌다고 생각한다. 지금 중고생들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하고 싶다. 그런데 아직 수준 높은 책을 읽은 능력이 부족하니 소설을 읽으라고 하는 것이다. 소설 중에서도 단편소설을 읽으라고 권한다. 장편 소설을 읽을 능력이 부족하거나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편소설을 읽는 것부터 읽기 시작하면 그 이상의 텍스트로 읽을 수 있다는 희망으로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단편소설을 끝까지 몇 번이고 읽어보자. 필자가 추천하는 단편은 러시아의 대 문호인 톨스토이의 작품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이다. 사람의 삶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다. 이 소설이 아니어도 좋다. 자기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설을 선택하면 된다. 중고생이 단편 소설을 읽으면서 무엇인가 느꼈으면 좋겠다. 소설의 스토리와 주제, 그리고 등장인물의 행동과 심리 상태, 상대방에 대한 태도와 과정을 생각해 보고 이해하면 좋겠다. 그리고 글의 흐름과 문맥을 파악하고 이해하면 좋겠다. 그런 노력이 문해력을 높이고, 학업 성취를 높이는 기초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인공지능 시대에 꼭 필요한 문해력을 갖추는 시작이 될 것이다.
성공한 사람은 모두 책을 읽었다
필자가 알기로, 미국의 천재적인 기업가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학생부 종합 전형을 준비하지 않았다. 그는 그냥 책이 좋아서 책을 많이 읽었을 뿐이다. 그런 가운데 상상력이 동원되었고, 하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 책을 읽으면서 아이디어를 얻고 일을 하고 싶은 분야가 생겼다. 그래서 지금의 그가 된 것이다. 애초부터 지금의 그가 된 것을 목표로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책을 많이 읽고 생각한 사람들이다. 여러 권을 읽거나 한 권을 여러 번 읽으면서 깊은 생각을 하였고, 상상의 날개를 편 사람들이다. 읽은 책이 기초가 되어 현실을 만들었다.
이 겨울 방학에 무엇을 할 것이 정해졌어도 단편 소설 하나 정도는 읽어보자. 그것을 여러 번 읽어서 기억해 보기를 권한다. 그것은 대학 입시를 위해 수학문제 하나 더 풀고, 영어 단어 하나 더 외우는 것은 인지적인 능력을 키우겠지만, 소설을 읽는 것은 다른 사람과 함께 살 수 있는 정서적인 능력을 키워준다. 정서적인 능력은 긴 인생과 인공지능의 출현으로 불안한 시대를 맞이해야 하는 중고등학생들에게는 더욱 큰 힘을 줄 것이다. 행복한 삶을 추구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세상은 혼자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다. 함께 살아가야 하는 곳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