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이 화를 부른다
음악학원을 운영하다 보면, 신도시 입지에 대한 유혹을 자주 마주하게 된다. 경쟁 학원이 없고, 대단지 아파트가 배후에 있으며, 차량 운행조차 필요 없다는 조건은 한눈에 매력적으로 보인다. ‘이 정도면 모든 학부모가 우리 학원을 선택하지 않겠는가’라는 기대 속에서, 과도한 임대료와 조건을 감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은 종종 예상과 다른 결말로 이어진다.
독점이라는 말은 안전함처럼 들리지만, 실제 운영 현장에서는 오히려 부담이 된다. 3천 세대 가운데 10%만 등록해도 300명이라는 계산은 종이에 적을 때만 그럴듯하다. 학생 수가 늘어날수록 강사 관리, 수업의 질, 행정 시스템에 대한 요구는 급격히 커진다. 여기에 높은 임대료와 권리금까지 더해지면, 학원은 교육에 집중하기보다 유지 자체에 에너지를 쏟게 된다.
실제로 한 신도시 상가에 입주한 음악학원은 ‘독점 입지’라는 기대 속에서 월 600만 원의 임대료를 감당하며 개원했다. 200명 이상의 학생을 예상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지역 커뮤니티의 평가가 빠르게 확산되었고, 일부 학생은 방문 레슨이나 개인 교습으로 이동했다. 결국 학원은 공간 일부를 내놓아야 했고, 안정적인 운영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독점이 곧 성공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상권에 다른 학원이 있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수 있다. 경쟁이 존재할 때 임대료와 원비는 현실적인 선에서 유지되고, 학부모에게도 선택의 기준이 생긴다. 보이지 않는 긴장감은 학원의 교육 내용과 운영 태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반대로, 눈에 띄는 입지보다 교육의 진정성을 중심에 둔 학원들은 꾸준히 성장해 왔다. 학생의 감정을 존중하고, 연주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도록 돕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음악을 삶의 언어로 받아들이게 된다. 학부모 역시 결과보다 과정을 신뢰하게 되고, 그 신뢰는 자연스러운 입소문으로 이어진다. 발표회에서 무대를 두려워하던 아이가 한 곡을 끝까지 마쳤을 때 얻는 자신감, 합주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발견하는 경험은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다.
음악학원 운영의 핵심은 독점이 아니다. 교육에 대한 신뢰다. 많은 학생을 빠르게 모으는 것이 아니라, 한 학생의 성장을 끝까지 책임지는 태도다. 신도시 창업을 고민하는 이들이라면, 입지와 조건보다 먼저 묻는 질문이 있어야 한다. 이 공간에서 어떤 교육을 할 것인가, 그리고 이 학원이 지역 사회에 어떤 기억으로 남을 것인가.
욕심이 앞설수록 선택은 거칠어지고, 방향은 흔들린다. 음악학원은 거래의 공간이 아니라, 사람을 키우는 자리다. 그 사실을 잊지 않을 때, 학원은 비로소 오래 버티는 힘을 갖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