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다이렉트뉴스 = 편집부]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이 노동시장 전반을 흔들면서, 중산층의 미래를 둘러싼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 기술 낙관론자들은 AI가 생산성을 극대화해 모두가 풍요를 누리는 사회를 만들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다수의 경제학자들은 중산층이 자동으로 유지되거나 보호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일론 머스크는 최근 팟캐스트와 공개 발언에서 AI와 로봇이 대부분의 생산을 담당하게 되면 인간 노동의 필요성이 크게 줄어들고, ‘보편적 고소득(universal high income)’ 사회가 가능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조건이 충족될 경우 현재의 임금·저축·은퇴 개념이 의미를 잃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머스크의 주장은 흔히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범용 인공지능)의 등장을 전제로 한다. AGI는 특정 업무에 특화된 AI가 아니라,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인간 수준의 이해·학습·추론을 수행하는 인공지능을 뜻한다. 다만 AGI의 정의와 도달 시점에 대해서는 업계와 학계 모두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 같은 낙관적 전망과 달리, 국제기구와 학계의 평가는 보다 신중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보고서에서 AI가 직업을 통째로 없애기보다 ‘업무(task) 단위’를 자동화·보조하면서 고용과 임금에 불균등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반복적 문서 작성, 분석, 관리 업무 비중이 높은 사무·준전문직, 즉 전통적인 중산층 직군이 AI 노출도가 높다고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AI 전환 과정에서 국가·기업의 제도 설계와 교육·훈련 정책에 따라 중산층의 유지 여부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기술 자체보다 분배 구조와 전환기 대응 능력이 결과를 좌우한다는 분석이다.
반면, 중산층이 반드시 붕괴로 향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데이비드 오터 MIT 교수는 AI를 단순한 자동화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숙련을 보완·확장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경우, 중간기술·중간소득 일자리가 새로운 형태로 재구성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관건은 AI가 사람을 대체하느냐, 아니면 사람의 역할을 격상시키느냐다.
GDN VIEWPOINT
AI 시대의 중산층 논쟁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에 가깝다. AI가 생산성을 높이고 일부 비용을 낮출 수는 있지만, 토지·주거·에너지·시간과 같은 핵심 자원은 여전히 희소하다. 희소성이 존재하는 한, 사회는 자원 배분을 위한 기준을 필요로 하며, 그 역할을 하는 것이 화폐와 가격 체계다.
또한 돈은 단순히 노동의 대가가 아니라,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선택의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사회적 도구다. 설령 AGI가 실현돼 노동의 형태가 바뀌더라도, 분배·소유·정책의 문제는 기술이 자동으로 해결해주지 않는다. 오히려 AI로 인한 생산성 증대가 소수에게 집중될 경우, 중산층의 불안정성은 더 커질 수 있다.
결국 질문은 “AI가 중산층을 없애는가”가 아니다. AI를 누가 소유하고, 어떤 규칙으로 그 성과를 나누는가가 중산층의 존속 여부를 결정한다. 중산층은 사라질 수도, 재정의될 수도 있다. 그 갈림길은 기술 발전 속도가 아니라 정치·제도·사회적 선택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