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이나 사극에서 자주 보이는 옛날 동전을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둥근 동전 한가운데 사각형 구멍이 뚫려 있다는 점이다. 이 독특한 형태에는 실용적 이유와 철학적 의미가 함께 담겨 있다.

가장 현실적인 이유는 휴대와 관리의 편의성이다. 과거에는 지갑이나 주머니가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동전을 끈이나 실에 꿰어 묶어 다니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사각 구멍은 동전이 돌아가지 않고 안정적으로 묶이도록 도와주었고, 많은 양의 동전을 한꺼번에 운반하거나 보관하는 데에도 효과적이었다. 세금 징수나 상거래 과정에서도 동전을 ‘한 줄’ 단위로 세는 것이 쉬웠다.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주조 기술의 한계다. 옛날 동전은 틀에 쇳물을 부어 만들었는데, 가운데 구멍이 있으면 금속이 고르게 식고 수축하면서 균열이 생길 가능성이 줄어들었다. 특히 사각형 구멍은 틀에서 동전을 빼내고 다듬는 과정에서도 작업 효율을 높여주는 역할을 했다.
여기에 더해 동양 철학적 상징성도 담겨 있다. 전통적인 동양 세계관에서는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천원지방·天圓地方)’라는 개념이 널리 퍼져 있었다. 둥근 동전과 사각 구멍의 조합은 곧 하늘과 땅, 우주의 질서를 상징하며, 화폐가 단순한 교환 수단을 넘어 국가 질서와 통치 이념을 담는 매개체임을 보여준다.
이러한 이유로 중국,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오랫동안 사각 구멍이 있는 동전이 사용되었다. 이후 주조 기술이 발전하고 지갑, 화폐 관리 방식이 바뀌면서 구멍 없는 동전이 일반화되었지만, 사각 구멍 동전은 여전히 역사와 철학, 생활의 지혜를 함께 담은 유물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