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지개로 새긴 하나님의 영원한 언약
창세기 9장 1-17절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어두운 장면인 ‘홍수 심판’ 직후를 배경으로 한다.
하늘은 한때 심판의 물로 뒤덮였으나, 이제 그 하늘 위로 무지개가 걸린다.
이 장면은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인류와 모든 피조물에게 하신 첫 번째 ‘영원한 언약’의 시작이다.
“내가 내 무지개를 구름 속에 두었나니 이것이 나와 세상 사이의 언약의 증거니라”(창 9:13).
하나님은 심판을 끝으로 하시지 않았다. 오히려 그 심판을 넘어 ‘새로운 생명의 시작’을 선언하셨다.
이 장면은 절망 위에 피어난 하늘의 약속의 빛이며, 하나님이 인간과 세상을 얼마나 깊이 사랑하시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하나님은 노아와 그의 가족에게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고 말씀하셨다.
이 명령은 창세기 1장에서 아담과 하와에게 주신 명령의 반복이다.
즉, 홍수 이후에도 하나님의 창조 질서는 무너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노아의 시대는 심판의 종결과 동시에 창조의 재시작이었다.
무너졌던 땅 위에서 하나님은 인간에게 다시 생명의 사명을 맡기셨다.
이 말씀은 오늘의 인류에게도 유효하다.
자연과 생태계가 파괴된 시대 속에서도 하나님은 여전히 “생명을 지키라”고 명하신다.
무지개는 단순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하나님이 기억하시는 표징’이다.
하나님은 스스로 말씀하셨다.
“내가 구름으로 땅을 덮을 때 무지개가 구름 사이에 나타나면, 내가 나와 너희와 모든 생물 사이의 언약을 기억하리라.”(창 9:14-15)
이 언약은 조건부가 아니다.
인간의 선악 여부와 상관없이 하나님은 “다시는 물로 세상을 멸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셨다.
이것이 은혜다.
무지개는 인간의 공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일방적인 자비의 선언이다.
하나님은 인간의 죄악을 보시되, 그 위에 자비의 색깔을 덧입히셨다.
무지개는 하나님이 기억하시는 언약의 표징이지만, 동시에 인간이 책임을 기억해야 하는 상징이기도 하다.
하나님이 세상을 다시 멸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셨다면,
인간은 세상을 스스로 멸하지 않겠다는 책임을 져야 한다.
오늘날 인류는 전쟁과 기후 파괴, 탐욕으로 스스로 세상을 무너뜨리고 있다.
무지개는 우리에게 묻는다.
“너희는 내가 맺은 언약을 기억하고 있는가?”
하나님의 기억은 사랑의 약속이지만, 인간의 망각은 심판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오늘도 비가 갠 뒤 무지개가 하늘에 걸릴 때, 사람들은 감탄한다.
그러나 믿음의 눈으로 본다면, 그 무지개는 단순한 자연의 미학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여전히 이 세상을 포기하지 않으셨다”는 사랑의 증거이다.
무지개 언약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오늘을 사는 인류에게 던지는 영원한 메시지다.
기후 위기와 전쟁, 불평등으로 가득한 세상 속에서도
하나님은 여전히 “하늘에 무지개를 두신다.”
그분은 “멸망보다 회복을, 심판보다 생명을” 선택하셨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묻고 계신다.
“너희는 그 약속의 빛 아래서 어떻게 살 것인가?”
창세기 9장의 무지개 언약은
심판의 끝에서 피어난 하나님의 첫 번째 사랑의 약속이다.
그 약속은 인간의 죄보다 크고, 세상의 절망보다 더 강하다.
오늘 우리가 그 무지개 아래 서 있다면,
그것은 하나님이 여전히 이 세상을 기억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