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 관계가 끝나도 삶은 흔들려
건양대학교 웰다잉융합연구소(연구책임자 김광환)와 한국여론리서치는 배우자의 외도를 경험한 1인 가구 131명을 대상으로 외도의 방식, 대처 방법, 회복을 위한 노력 등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배우자의 외도와 불륜 경험은 단순한 관계 파탄을 넘어 개인의 정서적 안정과 삶의 회복력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관계의 단절 이후 삶’을 직접적으로 조사한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외도는 순간의 ‘일탈’이 아닌 ‘관계의 단절’
배우자의 외도와 불륜 경험은 일시적 사건에 그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았다. 외도와 불륜 경험 횟수에 대해 응답자의 54.2%는 1회, 23.7%는 2회, 9.9%는 3회라고 답했으며 4~5회 경험했다는 응답도 6.1%에 달했다. 이 밖에 6~10회 3.8%, 11회 이상은 2.3%로 반복적인 외도 경험을 보고한 사례도 확인됐다.
외도와 불륜 행태를 묻는 질문에 ‘배우자가 외도(불륜) 대상자와 직접 만나 오랜 시간을 함께 보냈다’라는 응답이 71.0%로 가장 높았다. 이어 ‘감정적으로 애정을 공유했다’라는 응답이 70.2%, ‘키스나 성적 행위 등 신체적 애정행위를 했다’라는 응답이 64.9%로 나타났다. 반면 온라인상 교류에 그쳤다는 응답은 18.3%로 상대적으로 낮아 외도가 단순한 비대면 관계를 넘어 실제 관계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음을 보여준다. 다만 외도의 결과는 부부 사이에 신뢰와 애정을 상실하는 과정으로 이어졌다.
■ 배우자는 외도 이전으로 돌아가기 힘들어
배우자의 외도와 불륜 사실을 인지한 후 많은 응답자는 곧장 갈등을 빚기보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58.0%)’와 같이 충격과 혼란 속에서 문제를 외부로 표출하는 대신 자신을 추스르기 위한 시간을 선택한 경우가 많았다. ‘배우자에게 화를 냈다’라는 응답은 49.6%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대신 ‘상황 발생의 원인을 분석하려 했다’라는 응답이 38.9%,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라는 응답이 36.6%로 나타나 감정적 대응과 함께 사건을 이해하거나 일상을 유지하려는 시도가 병행된 것으로 분석되었다. ‘울음을 터뜨렸다’라는 응답은 25.2%로 집계되어 외도 경험이 분노뿐 아니라 상실감과 슬픔을 동반한 복합적인 심리 반응임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반응에 대해 “외도와 불륜은 관계의 단절이자 정신적 상실의 경험에 가깝다”라며 “남겨진 사람은 일상과 정서적 균형이 무너진 상태에서 혼자서 무너진 삶을 회복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외도의 결과가 단순한 부부 갈등을 넘어 개인의 일상 유지와 정신 건강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문제임을 보여준다.
■ 남은 과제는 상처의 회복
이번 조사는 외도 경험이 남긴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는 것이 아님을 말해준다. 일상의 회복은 의지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상실 경험자 대상 회복 상담 프로그램’과 ‘감정 재정비를 위한 소규모 모임’, ‘일상의 관계를 잇는 안전한 만남의 공간 마련’ 등의 지원이 요구된다.
■ 상처 치유를 위한 시간 필요
외도는 한 사람의 일탈로 끝나는 사건이 아니다. 배우자의 상실감은 물론 일상 회복을 위해서도 시간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고통받는 사람을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 상실감과 상처를 이해하고 감정을 공유하면서 이전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웰에이징을 위해 나아갈 방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