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가 치료 가능한 병원을 찾지 못한 채 여러 응급실을 떠돌다 골든타임을 놓치는 이른바 ‘응급실 미수용’ 사례가 반복되면서 지역·필수의료 붕괴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지역·필수의료 재건을 목표로 의료개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책에 대한 국민 체감과 인식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연구원이 전국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료개혁에 대한 국민 인식도 및 요구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6.5%가 우리나라 의료개혁이 필요하다고 답해 의료개혁의 필요성 자체에 대해서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개혁 정책에 대해 ‘모르거나 들어본 적이 없다’는 응답은 86.7%에 달해, 정책 인지도는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20대의 경우 절반에 가까운 49.2%가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해 연령대별 인식 격차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주요 문제점으로는 ‘필수의료 인프라 부족’이 71.5%로 가장 많이 지적됐으며, 이어 ‘지역 간 의료격차’(67.0%), ‘의료전달체계 붕괴’(47.3%) 순으로 조사됐다. 문제 인식에는 세대별 차이도 확인됐다. 20~30대는 의료사고와 건강보험 문제를, 40대는 의료사고와 의료비 부담을, 50~60대는 과도한 의료이용과 의료비 부담을 상대적으로 더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는 경향을 보였다.
의료개혁이 가장 시급한 분야로는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가 73.7%로 가장 높았고, ‘필수의료 강화’(68.0%), ‘의료전달체계 강화’(50.2%)가 뒤를 이었다. 지역의료 격차에 대해 ‘매우 심하다’고 느끼는 비율은 34.4%에 달했으며, 수도권(29.3%)보다 비수도권(39.7%) 거주자에서 그 체감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
지역의료 격차와 의료자원 불균형의 원인으로는 ‘지방 의료인력 부족’이 78.6%로 가장 많이 꼽혔고, ‘대도시 의료자원 집중’(59.7%), ‘수도권 대형병원 선호 현상’(57.2%)이 뒤를 이었다. 수도권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의료전달체계 개선 필요성에 대해서는 82.0%가 공감했으며, 진료권 설정 등 제도적 장치 도입에도 65.7%가 동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민이 모르는 의료개혁… 국민이 바라는 의료개혁 방향은?’ 보고서를 발간한 이은환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의료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미 국민적 합의가 형성돼 있다”며 “이제는 무엇을 바꿀 것인가를 넘어, 어떻게 국민과 함께 바꿀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연구원은 성공적인 의료개혁을 위해 ▲국민적 합의를 기반으로 한 의료전달체계 개선 ▲국민과의 소통 강화와 공감대 형성을 통한 ‘국민 공감 의료개혁’ 추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