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년 시작된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은 멸종위기종 보호 정책의 대표 사례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지리산을 벗어나려 했던 반달가슴곰 KM-53의 죽음은 ‘복원’이라는 이름 아래 작동해온 관리 방식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우리가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이 땅에는 더 많은 반달가슴곰이 살아갈 수 있다.”
이 문장은 다큐멘터리 **야생동물통제구역**이 관객에게 전하는 문제의식의 출발점이다. 작품은 반달가슴곰 복원 정책의 성과를 조명하는 동시에, 그 이면에 자리한 ‘통제’의 구조를 차분히 따라간다.
우리나라의 반달가슴곰 복원은 2004년 지리산 방사를 계기로 본격화된 후 약 20년 동안 개체 수는 점진적으로 증가했고, 정책은 ‘성공적인 복원 사례’로 언급돼 왔다. 그러나 이 성공은 인간이 설정한 보호 구역이라는 전제 안에서만 유지됐다는 점에서 한계를 안고 있었다.
2015년에 태어난 반달가슴곰 KM-53, 일명 ‘오삼’은 이러한 질서에 균열을 일으킨 존재였다. 오삼은 여러 차례 지리산 경계를 넘어 이동을 시도했고, 그 과정에서 관리 체계는 곧바로 ‘위험 관리’ 단계로 전환되는 등 방랑은 문제 행동으로 규정됐고, 보호의 언어는 통제의 언어로 대체됐다. 결국 오삼은 끝내 생존하지 못했다.
다큐멘터리는 이 사례를 통해 멸종위기종 복원사업이 야생동물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묻는다. 자연으로 돌려보낸다는 표현과 달리, 복원된 개체는 지속적인 추적과 개입 속에 놓이면서 울타리 안에서는 보호 대상이지만, 경계를 넘는 순간 ‘관리해야 할 존재’로 전환되는 구조가 반복된다.
작품은 명확한 결론을 제시하지 않는 대신 “공존이란 어디까지를 감당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관객에게 남긴다. 인간의 안전과 생태계 보전, 지역 사회의 불안과 야생동물의 이동권 사이에서 어떤 선택이 가능한지 스스로 판단하도록 요구한다.
이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기 위해 녹색연합은 ‘야생동물통제구역’ 공동체 상영을 제안했다. 단체, 동아리, 지역 커뮤니티, 영화관 등 다양한 공간에서 영화를 함께 보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필요에 따라 ‘활동가와의 대화’도 함께 진행될 수 있다.
공동체 상영은 야생동물 문제를 특정 보호 구역의 이슈가 아닌 사회 전체의 과제로 확장한다. 반달가슴곰의 서식지는 행정 경계에 의해 제한되지 않으며, 공존의 방식 또한 단일한 해답으로 정리되기 어렵다. 영화는 그 복잡한 논의를 시작하게 만드는 매개로 기능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