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류의 뿌리를 찾아서 : 창세기 10장이 말하는 ‘한 혈통의 다양성
창세기 10장은 홍수 이후 인류가 새롭게 재편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노아의 세 아들인 셈, 함, 야벳의 후손들이 각기 다른 지역으로 퍼져 나가면서 세상은 언어와 문화, 민족으로 다양해졌다. 이 장은 ‘민족의 표’로 불리며, 성경 전체에서 인류의 분포와 정체성을 이해하는 기본 문헌으로 평가받는다.
이 족보는 단순히 혈통의 기록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한 가정이 어떻게 인류 전체의 씨앗이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하나님은 인간의 죄로 인해 홍수를 내리셨지만, 그 심판의 끝에는 새로운 창조의 질서를 세우셨다. 인류의 역사는 ‘노아의 가족’으로부터 다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모든 민족은 한 근원으로 이어져 있음을 성경은 증언한다.
창세기 10장은 셈, 함, 야벳의 후손들을 체계적으로 나열한다. 야벳의 자손은 주로 유럽과 북방 지역으로, 함의 자손은 아프리카와 근동, 셈의 자손은 중동과 이스라엘로 이어진다. 이 기록은 단순한 족보가 아니라 인류 문명사의 지도를 보여준다.
노아의 세 아들을 통해 하나님은 인류를 세 방향으로 흩으셨지만, 그 안에는 질서가 있었다. 각 민족은 저마다의 언어와 땅을 가졌으나, 모두 하나님의 계획 속에 놓였다. 이 족보는 인간의 확산이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적 섭리임을 보여준다.
흥미로운 점은, 여기서 이미 인류가 여러 언어와 지역으로 나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창세기 11장의 바벨탑 사건이 언어의 혼란을 기록한다면, 창세기 10장은 그 ‘배경 지형’을 제공한다. 즉, 하나님의 질서 아래 다양성이 시작된 것이다.
창세기 10장은 인류의 다양성이 분열이 아닌 ‘다양성 안의 일치’를 의미함을 보여준다. 모든 민족이 한 근원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서로 다른 인종과 언어, 문화가 결국 한 하나님 아래 하나의 인류 공동체임을 말한다.
이 메시지는 오늘날 인종차별, 종교 갈등, 문화적 충돌이 심화되는 시대에 더욱 빛을 발한다. 인간의 경계는 하나님이 세운 질서 안에서 조화롭게 존재해야 했다. 하지만 인간은 차이를 분열로 만들었다.
창세기 10장은 우리에게 이렇게 묻는다. “너희는 서로 다른 존재이지만, 본래 하나의 가족이 아니냐?” 이 질문은 오늘날 교회 공동체에도 유효하다. 교파와 신학, 전통의 차이를 넘어, 우리는 하나님의 한 피로 연결된 형제자매라는 것이다.
창세기 10장은 단순한 족보의 나열로 끝나지 않는다. 그 안에는 복음의 씨앗이 숨겨져 있다.
하나님은 인류의 시작을 한 가정으로 세우셨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그 ‘한 혈통의 다양성’을 구속하셨다. 사도행전 17장 26절은 이렇게 말한다. “인류의 모든 족속을 한 혈통으로 만드사 온 땅에 살게 하셨다.”
이는 단순히 생물학적 계보를 넘어, 신학적 선언이다. 하나님은 인류의 다양성을 축복으로 만드셨다. 교회가 이 다양성을 존중하고 연합의 모델을 보일 때, 우리는 창세기 10장의 말씀을 실현하는 것이다.
이제 인류의 다양성은 분열의 이유가 아니라, 하나님 형상의 풍성함을 드러내는 통로가 되어야 한다.
창세기 10장은 “모든 민족은 한 근원에서 나왔다”는 믿음의 선언이다.
그 족보 속에는 인류가 흩어졌으나, 여전히 하나님 안에서 하나임을 증언하는 영적 의미가 있다. 인류의 역사는 다름을 통해 풍성해졌고, 하나님은 그 모든 다양성 속에서 당신의 뜻을 이뤄가신다.
오늘 우리는 다시 묻는다. “나는 인류의 다양성을 바라볼 때, 분열을 보는가? 아니면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보는가?”
창세기 10장은 우리에게 ‘서로 다르지만 하나’라는 복음의 근원을 일깨운다.
결국 인류의 뿌리는 하나이며, 그 뿌리는 하나님에게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