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에는 수많은 정복자가 등장했지만, ‘가장 많은 땅을 정복한 영웅’이라는 질문에 가장 먼저 이름이 오르는 인물은 단연 알렉산드로스 대왕이다. 이 질문이 황당상식처럼 들릴 수 있지만, 그의 기록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놀라움이 앞선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기원전 336년, 스무 살의 나이로 마케도니아 왕위에 올랐다. 이후 그는 단 한 번도 멈추지 않는 원정을 통해 고대 세계의 질서를 뒤흔들었다. 그리스에서 출발한 군대는 소아시아를 지나 이집트로 향했고, 당시 세계 최강국이던 페르시아 제국을 무너뜨린 뒤 메소포타미아와 중앙아시아를 거쳐 인도 서북부까지 진격했다. 그의 정복 영토는 약 500만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기록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속도’에 있다.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지배한 제국으로는 몽골 제국이나 대영제국이 꼽히지만, 이들은 여러 세대에 걸쳐 확장된 결과였다. 반면 알렉산드로스의 정복은 단 한 사람의 생애, 그것도 불과 13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이뤄졌다. 그는 32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지만, 이미 고대 세계의 절반에 가까운 지역을 자신의 영향권 아래 두고 있었다.
알렉산드로스의 위대함은 단순한 영토 확장에만 있지 않다. 그는 정복지마다 그리스식 도시를 건설하고, 현지 엘리트와의 결혼과 협력을 통해 문화적 융합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헬레니즘 문화는 동서양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며 언어, 예술, 과학, 철학의 비약적 발전을 이끌었다. 그의 제국은 사후 곧 분열됐지만, 문화적 영향력은 오히려 더 넓고 오래 지속됐다.
역사가들은 알렉산드로스를 ‘전쟁의 천재’이자 ‘문명의 확장자’로 평가한다. 그는 전투에서는 압도적인 전략과 기동력으로 승리를 거두었고, 통치에서는 개방과 융합이라는 방식을 택했다. 이러한 이중적 면모가 그를 단순한 정복자가 아닌,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인물로 만들었다.
땅을 가장 많이 정복한 영웅이라는 질문은 결국 인간의 가능성을 되묻는 질문이기도 하다. 짧은 생애 동안 세계의 지도를 다시 그린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이야기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시간과 조건이 주어졌을 때, 인간의 도전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그는 역사 속에서 이미 증명해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