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어떤 ‘왕’이 되려는가

힘의 외교로 돌아온 국제질서, 패권주의의 역사적 결말을 묻다

[글로벌다이렉트뉴스=유미나] 2026년 1월 현재 국제 정세는 다시 힘의 언어로 설명되고 있다. 외교는 설득보다 압박이 앞서고, 합의보다는 우위가 질서를 규정하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외교 행보는 이러한 흐름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전격적으로 구속하며 국제사회를 놀라게 했다. 미국은 부정선거, 인권 탄압, 마약 조직과의 연계 의혹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동시에 에너지와 금융 부문을 정조준한 제재를 통해 베네수엘라의 국가 기반을 압박했다는 점에서, 이는 단순한 인권 개입을 넘어선 힘의 외교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이란 사태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2026년 1월 기준 이란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는 경제 위기로 촉발됐으나, 현재는 체제 전환을 요구하는 대규모 저항으로 확산된 상태다.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수백 명 이상의 사망자와 수만 명의 체포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당국이 통신과 인터넷을 차단하면서 정확한 피해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국제 사회의 시선이 이란에 집중되는 배경에는 인권 문제뿐 아니라 전략적 이해관계가 자리 잡고 있다. 이란은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끼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원유 공급망의 생명선으로 평가된다. 미국의 압박과 이란의 내부 혼란은 결국 이 지역의 통제권을 둘러싼 패권 경쟁과 맞닿아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언급한 그린란드 매입 가능성 역시 국제 질서의 변화를 상징하는 사례로 꼽힌다. 그린란드는 북극 항로의 핵심 거점이자 미군 전략 기지가 위치한 지역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동시에 견제할 수 있는 지정학적 요충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사실상 금기시돼 온 ‘타국 영토 확보’ 발언이 다시 등장했다는 점에서, 힘의 논리가 주권과 절차를 앞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역사는 이러한 패권주의적 선택이 어떤 결말로 이어졌는지를 반복해서 보여왔다. 

프랑스의 절대군주 루이 14세는 ‘짐이 곧 국가다’라는 선언 아래 베르사유 체제를 구축하고 수십 년간 전쟁을 이어가며 프랑스를 유럽 최강국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그 대가는 국가 재정의 붕괴와 민심 이반이었고, 그가 남긴 청구서는 결국 루이 16세 시기의 프랑스 혁명으로 되돌아왔다.

유럽을 석권했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역시 패권을 확장하는 데에는 탁월했지만 멈추는 전략을 갖지 못했다. 전선은 무한히 확장됐고 동맹은 빠르게 적으로 변했다. 그의 몰락은 단순한 군사적 패배가 아니라, 과도한 확장이 낳은 고립과 피로의 결과였다.

반면 로마 제국의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는 다른 선택을 했다. 그는 정복 이후 확장을 스스로 제한하고 내부 제도 정비와 질서 유지에 집중했다. 그 결과 로마는 약 200년에 이르는 ‘팍스 로마나’의 안정기를 누릴 수 있었다.


GDN VIEWPOINT

트럼프 대통령의 현재 행보는 역사 속 패권 군주들의 선택을 떠올리게 한다. 힘을 집중시키고 영향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는 단기적 성과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역사가 일관되게 보여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패권을 무너뜨린 것은 언제나 외부의 적이 아니라, 스스로를 예외로 여기며 멈출 시점을 놓친 권력자의 확신이었다.

지금의 미국이 아우구스투스처럼 질서를 관리하는 단계로 전환할 것인지, 아니면 루이 14세와 나폴레옹이 걸었던 길을 반복할 것인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힘의 논리가 다시 국제 질서를 지배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이며, 그 결말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작성 2026.01.14 01:08 수정 2026.01.1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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