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증외상이나 심·뇌혈관 질환과 같은 응급질환은 치료 개입 시점에 따라 생존 가능성이 급격히 달라진다. 단순한 ‘이송’이 아닌, 이동 중 의료 개입이 가능한 체계가 중요한 이유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인식 아래 응급의료 전용헬기와 중증환자 전담구급차를 중심으로 한 중증응급환자 이송체계를 운영해 왔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닥터헬기와 중증환자 전담구급차를 통해 총 1,414명의 중증응급환자가 치료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이송됐다. 이 과정에서 단순 수송을 넘어 전문 의료진이 동승해 응급처치와 생명유지 치료를 병행함으로써 환자 생존율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닥터헬기는 전문의가 직접 탑승해 응급 시술과 처치를 수행하며 환자를 신속히 이송하는 항공 응급의료 수단이다. 도서·산간 지역이나 교통 정체로 지상 이송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그 역할이 특히 크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전국에 8기의 닥터헬기를 운영 중이며, 2025년에는 중증외상 환자 515명, 심·뇌혈관 질환 환자 163명을 포함해 총 1,075명을 이송했다.
2011년 첫 운항 이후 2025년까지 누적 이송 환자는 1만6천 명을 넘어섰다. 이는 국내 응급의료 체계에서 항공 이송이 단순 보조 수단을 넘어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실제 현장 사례를 보면 닥터헬기의 효과는 더욱 분명해진다. 경기도 도로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40대 오토바이 운전자는 중증외상 점수가 26점에 달하는 위중한 상태였다. 헬기는 병원에서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지점까지 단시간에 도착해 진정 약물 투여와 산소 공급을 실시했고, 이후 외상소생실로 즉시 연계돼 집중 치료로 이어졌다.
전남의 한 섬에서 바다로 추락한 30대 여성 역시 헬기를 통해 신속히 이송돼 다발성 골절과 흉부 손상에 대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접근성이 낮은 지역일수록 항공 이송의 의미는 더욱 커졌다.
지상 이송 영역에서도 변화가 이어졌다. 중증환자는 병원 간 전원이 필요한 경우가 많고, 이 과정에서 환자 상태가 급변할 위험이 크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보건복지부는 의사가 동승하는 중증환자 전담구급차, 이른바 MICU를 2024년 말부터 경기 지역에서 시범 운영했다.
한림대 성심병원에 배치된 중증환자 전담구급차는 전담 의료팀이 24시간 대기하며 이송을 담당했다. 그 결과 2025년 한 해 동안 산소포화도 관리가 필요한 신생아를 포함해 339명의 중증환자가 안전하게 전원됐다.
신생아 중증환자 사례에서는 이동 중 치료의 중요성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출생 직후 저산소증과 청색증을 보인 환아는 흡입 일산화질소 치료와 인공호흡기를 유지하지 않으면 산소포화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상태였다. 전담구급차는 치료 장비를 그대로 유지한 채 상급병원으로 이송해 추가 전문 치료로 연결했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의식 저하와 호흡 부전이 동반된 성인 환자에게 현장에서 기관삽관과 중심정맥관 삽입이 이뤄졌고, 극심한 저산소증 환자는 이송 중 인공호흡기 설정과 약물 조절을 통해 상태를 안정화한 뒤 도착 즉시 ECMO 치료로 이어졌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중증응급환자 이송체계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2025년에는 닥터헬기 1기를 추가 배치하고, 일부 소형헬기를 중형헬기로 교체해 운항 능력을 높일 방침이다. 중증환자 전담구급차 역시 단계적으로 확대해 보다 촘촘한 이송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닥터헬기와 중증환자 전담구급차는 이동 중 치료가 가능한 이송체계를 통해 중증응급환자의 생존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렸다. 항공과 지상을 연계한 이중 구조는 지역 격차 해소와 응급의료 접근성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응급의료에서 시간은 곧 생명이다. 전문 의료진이 동승하는 이송체계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움직이는 치료실’로 기능하고 있다. 닥터헬기와 중증환자 전담구급차의 확충은 중증응급환자 치료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